엄마일기(5월1일) 엄마의 치매증상은 점점 심해지시고, 약을 드시면 정신없이 잠에 취해 멍한 상태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지난 25일 신경정신과 약을 멈추고, 신경외과 약으로 바꾸었다. 뭐든 잘 드시고, 잠도 주무시지를 않는데 정신없는 행동을 하신다. 뭐든 집히는대로 입으로 들어가고, 찢고, 서랍을.. 글 마당/삶을 노래하며 2014.05.01
엄마일기(4월21일) 아침에 눈을 뜨니 엄마가 일어나 앉아계신다. 엄마 방에서 잤었던가? 초점없이 멍한 눈동자에 아직도 비몽사몽이다. 물을 떠다 드리는데 넘기지를 못하신다. 아니 근데 어떻게 일어나 앉으셨지? 참 이해가 어렵다. 단호박죽을 먹여드리니 몇 숟가락 드신다. 억지로 먹여드려도 어쨌든 수.. 글 마당/삶을 노래하며 2014.04.21
엄마 일기(4월20일) 그저 저녁에 주무셔서 이틀째 주무시기만 하신다. 부활절이지만 어머니를 두고 교회를 갈 수 없다. 예배시간이 되어 찬송가를 부르고, 기도를 하며, 일어나시길 간절히 기도하지만 꼼짝도 않으신다. 억지로 일어나 앉히고 물을 넣어드려도 한번을 삼키고는 계속 줄줄 입에서 흘러내린다... 글 마당/삶을 노래하며 2014.04.21
엄마일기(4월18일 저녁) 엊저녁 잠자리에서 고기가 먹고싶다고 했다. 본죽에서 소고기 야채죽을 포장해 집에오니 곤히 주무신다. 내 손으로 저녁을 챙겨 드리고 싶었는데.... 얼굴을 한번 만져보고 저녁을 먹고 우쿨렐레를 간다. 학교를 가니 "얼굴이 어째 그래요?" 한다. 내가 봐도 눈이 퉁퉁 부었으니..... 8시에 .. 글 마당/삶을 노래하며 2014.04.19
엄마일기(4월 18일 아침) 언제 그랬는지 기억도 없던 때에 그랬던 처럼 엄마 방에서 같은 이부자리를 덮고 잠자리에 들었다. 감사하다를 되뇌이는 어머니 볼을 쓰다듬고 손을 꼭 잡고, '엄마 아들이랑 같이 자니 좋지?" "좋지, 감사하다" "진작 이랬어야 하는데 미안해 엄마" "감사하다, 감사해" 비몽사몽간에 느낌.. 글 마당/삶을 노래하며 2014.04.18
엄마일기(4월17일) 집에 돌아오니 어머니가 기저귀를 손으로 뜯어 이리저리 다 흩어놓고, 그걸 먹고 난리가 났다고 한다. 아내가 몹시 힘들어 하는데 난 태연하다. "어머니가 그게 좋으시면 그렇게 하게 둬." 어머니 방에 들어가니 한숨 푹푹 쉬며 "왜 안죽어, 나 어떻하면 좋아"하며 눈물을 흘리신다. "엄마, .. 글 마당/삶을 노래하며 2014.04.17
엄마일기(4월17일) 아침 6시40분 어머니 방문을 살짝 열고 들여다보니 잠이 깨셨다. "일어나셨어?" "누구여?" "윤희" "윤희?" "응. 윤희가 누구여?" "몰라" "막내아들" "막내아들" "그려, 막내아들" 자꾸만 눈물이 난다. 지난 밤 잠자리에 들면서 간절히 기도했었다. 어머니가 올바른 정신으로 삼일만이라도 돌아오.. 글 마당/삶을 노래하며 2014.04.17
엄마 일기(4월 16일 9시 30분..) 주무시는 걸 보고 나왔다 10분만에 다시 들어가니 앉아계신다. 눈에는 졸음이 가득하다. "왜 안주무셔?" "누구여?" "윤희" "윤희" 주무시라하고 옆에 가만히 누워보니 전기 장판이 덥다. '이래서 자꾸 나오시는구나....' 장판 불을 끄고, 기타를 쳐드린다 "하늘 가는 밝은 길이 내 앞에 있으니 .. 글 마당/삶을 노래하며 2014.04.16
엄마일기(4월 16일, 형님도 어머니도...) 큰 조카한테서 전화가 왔다. 비뇨기과를 모시고 가려는데 화만 내시고 안가신다고.. 게다가 어제 차와 접촉사고 있었는데 병원을 안가신다고... 1시45분 기차로 급히 퇴근해 고향으로 향한다. 병원을 모시고 가려는데 형님이 점심을 드시는 복지관 복지사와 사고가 있다고 안가신단다. 한.. 글 마당/삶을 노래하며 2014.04.16
엄마일기(4월 15일, 치매 걸린 어머니~!) 복지관에 갔다오니 "누구여?"하신다. 아내 말로는 사람을 못 알아보신단다. "누구유?" "나, 몰라? 막내아들" "몰라." "누구유?" "나 윤희 막내아들 몰라?" "몰라" 계속 같은 말만 반복하신다. 잠시 방에 들어와 옷 갈아입는 사이 이불을 다 걷어 내시고 맨바닥에 누워계신다. "왜 이러고 있어? 저.. 글 마당/삶을 노래하며 2014.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