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관에 갔다오니
"누구여?"하신다.
아내 말로는 사람을 못 알아보신단다.
"누구유?"
"나, 몰라? 막내아들"
"몰라."
"누구유?"
"나 윤희 막내아들 몰라?"
"몰라"
계속 같은 말만 반복하신다.
잠시 방에 들어와 옷 갈아입는 사이 이불을 다 걷어 내시고 맨바닥에 누워계신다.
"왜 이러고 있어? 저리 가야지"
"누구여? 어빠?"
"막내아들..."
대변을 조금 싸시고 변비로 힘들어 하시는 것 같다.
아내가 관장을 시켜 변을 보시게 하는 게 나을 거 같단다.
옷을 벗기고, 내가 팔 다리를 잡고 아내는 관장약을 넣는다.
"아퍼, 아퍼, 아퍼~, 하지마"
"아퍼두 참어, 그래야 안 아퍼"
관장약이 대장에서 제역할을 할때까지 뒤를 막고 있으니
힘드신지 아퍼 소리만 계속 내신다.
내 눈에선 눈물이 줄줄 흐른다.
5일만에 변을 보시니 냄새가 어찌나 심한지
헌데 조금도 불쾌하거나 불편하지 않다.
내 비위가 본래 좋지 못한데 어쩐 일이지?
변기에 앉히고 비데로 씻기려다 샤워기로 씻기려는데
힘을 주시더니 다시 변을 시원하게 보신다
내가 행복하다.
얼마나 시원하실까.
그 동안 얼마나 힘들고 괴로우셨을까?
어머니를 씻겨드리고 옷을 갈아 입히고
이제 누워 주무셔 했더니
"누구여? 어빠?"
그냥 눈물이 주루르 흐른다.
1주일 전만해도 그렇게 총명하시던 분이.....
어쩌면 지금의 저 모습이 더 행복해 보이신다.
아들, 며느리 눈치보면서 싸시는 게 염려돼 드시는 것도 절제하시고,
소변을 실수하셔도 민망해 굳은 표정을 하시더니
어린 아이 같이 아프다고 말하고,
무표정한 은 어머니가 훨씬 편하고 행복해 보인다.
본래 어머니는 저렇게 행복한 분이셨는데......
어머니가 행복해 하시는데 난 왜 자꾸 눈물이 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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