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마당/삶을 노래하며

엄마 일기(4월 16일 9시 30분..)

나무소리 2014. 4. 16. 21:59

주무시는 걸 보고 나왔다 10분만에 다시 들어가니 앉아계신다.

눈에는 졸음이 가득하다.

"왜 안주무셔?"

"누구여?"

"윤희"

"윤희"

 

주무시라하고 옆에 가만히 누워보니 전기 장판이 덥다.

'이래서 자꾸 나오시는구나....'

장판 불을 끄고, 기타를 쳐드린다

 

"하늘 가는 밝은 길이 내 앞에 있으니 슬픈일을 많이 보고 늘 고생하여도

하늘 영광밝음이 어둠그늘 헤치니 예수공로의지하여 항상 빛을 보도다"

A장조 곡이라 그런지 슬프면서도 밝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내가 아주 어릴 때

초등학교 2~3학년 시절 아무리 피곤해도 꼭 예배를 드렸다.

얼마나 피곤하신지 기도를 하다말고 코 골고 주무실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그 어린 시절 난 참 엄마가 야속했었다.

대체 저리 피곤한 걸 무슨 예배를 드린다고.....

 

 나이 56되어 이제야 그걸 깨달았다.

그것이 진정한 사랑이란 걸..

그 사랑으로 이제껏 내가 살 수 있었던 걸..

 

 그 시절 어머님이 하루도 빼지 않고 불렀던 찬양이 있다.

요즘은 어디에서도 그 찬송을 들어 본 적이 없다.

어쩌면 그 찬송을 들으면 기억이 돌아오실지 모르겠다.

조용히 찬송가를 기타로 쳐드린다.

 

"성령이여 강림하사 나를 감화하시고

애통하며 회개한 맘 충만하게 하소서

예수여 비오니 나의기도 들으사

애통하며 회개한 맘 충만하게 하소서

 

 힘이 없고 연약하여 엎드려서 비오니"

 

가사가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 시절 몇 년 동안 이 찬송을 불렀다.

아마도 어머니가 아시는 찬송은 이것 뿐이었던 것 같다.

 

C장조로 베이스음을 충분히 넣어 천천히 쳐드린다.

가만히 눈을 감고 계시더니

"잘랴" 하신다.

 

어머니 옆에 가만히 누웠다.

"누구여?"

"아들, 윤희"

 

자꾸만 눈물이 난다.

정말 곱고 예쁜 우리  엄마.

어머니 볼을 쓰다듬어 드린다

"누구여?"

"윤희. 막내아들 윤희"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다

 

왜 진작 이렇게 엄마 옆에 누워 살갑게 해드리지 못했을까?

후회와 안타까움에 자꾸만 눈물이 흐른다.

 

"누구여?"

"윤희"

 

엄마? 내게 누구냐고 물어주는 엄마

그런 엄마가 지금 옆에 계시니 행복합니다.

지금 같이 절 못 알아봐도 괜찮아

그냥 지금처럼 오래오래 아프지말고 내 곁에 있어줘

엄마,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