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조카한테서 전화가 왔다.
비뇨기과를 모시고 가려는데 화만 내시고 안가신다고..
게다가 어제 차와 접촉사고 있었는데 병원을 안가신다고...
1시45분 기차로 급히 퇴근해 고향으로 향한다.
병원을 모시고 가려는데
형님이 점심을 드시는 복지관 복지사와 사고가 있다고 안가신단다.
한참을 다투다 결국 하나병원에 모시고 가 진찰을 받으니
초음파 결과 전립선 비대증 초기 증상으로 보이고,
혈액검사를 하는데 한달 뒤 결과를 보러 오란다.
전립선 약을 처방받고, 정형외과진료를 받는다.
다른 사람같으면 안아파도 아픈척 할텐데
절뚝거리면서도 파스만 붙이면 된다고 짜증이시다.
약을 처방받고 약 드시는 법을 알려드리고,
목욕을 같이 가자하니 끝내 거절 하신다.
김가네 더덕정식 집에서 저녁을 먹고
시골에 모셔다드리고 오는 길에
효자촌 묵밥집에서 묵사발 하나를 포장해 집에 오니
어머니 혼자 뒹굴뒹굴 멀뚱 멀뚱 놀고 계신다.
아내는 교회를 갔구나....
"엄마 나왔어"
"누구여?"
"아들, 윤희"
"윤희~!"
"아들 이름이 뭐여?"
"윤희"
"저녁 잡쒔어?"
"응 먹었어"
"뭐 먹고싶은거 있어?"
"먹고싶어"
"묵 좀 드릴까?"
"응"
묵을 말아 떠 먹여드리며
"이게 뭐여?"
"몰라"
"묵, 따라해봐 묵"
"묵"
"이게 뭐여?"
"묵"
맛있게 잘 드신다.
그 하나만으로도 행복하다.
상을 치우고 기타를 쳐드리는데 또 묻는다.
"누구여?"
"아들, 윤희"
"윤희"
졸리신지 까물까물 하신다.
"주무셔 엄마"
가만히 엄마 옆에 누워 손에 호두를 쥐어주면서
"이게 뭐여?"
"몰라"
"호두"
"호두"
자꾸만 눈물이 난다.
가만히 누워있어도 눈물이 난다..
조금은 꼬리꼬리한 엄마냄새가 그냥 좋다.
"엄마,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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