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마당 557

벨벳토끼 중

진짜는 네가 무엇으로 만들어졌든 상관이 없다. 너도 진짜가 될 수 있어. 누군가 널 아주 오랫동안 사랑하게 되면, 그냥 데리고 노는 게 아니라 ‘정말로’ 널 사랑하게 되면, 그때 넌 진짜가 되는 거야.” 스킨호스는 말했어요. “누군가가 널 아주 많이 쓰다듬어 줘서 털이 빠지고, 눈이 빠져나가고, 네 몸의 바늘땀이 헐거워져서 볼품없어져야 진짜가 될 수 있지. 하지만 그런 것들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아. 일단 네가 누군가에게 진짜가 되면 넌 그 사람에게는 결코 밉게 보이지 않으니까.”

벨벳 토끼

‘벨벳 토끼’는 벨벳으로 만들어진 토끼 인형이 아이의 사랑을 받아 진짜 토끼가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아이들의 첫 번째 친구인 장난감이 주인에 대해 느끼는 절실함, 장난감으로서의 자기 존재에 대해 갖는 의문을 생각해 보면서 아이가 주위의 사물들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면 어떨까요? 옛날에 부드러운 벨벳 천으로 만든 토끼 인형이 있었어요. 처음에는 정말 멋진 인형이었지요. 몸통은 토실토실하고 동글동글하게 생겼고, 털에는 갈색과 흰색 점이 있었고, 수염은 진짜 실로 만들어졌어요. 귀 안쪽에는 분홍색 비단이 대어져 있었지요. 어느 크리스마스 날, 벨벳 토끼가 호랑가시나무 가지를 손에 들고, 아이의 양말 속에 꽂혀 있을 때, 그 모습은 정말 예뻐 보였어요. 양말 속에는 호두와 오렌지와 장난감 엔진과 아몬드 초..

빵장수 야곱 (노아 벤샤)

빵장수 야곱은 친구 손자인 요나에게 부자가 되는 법을 가르쳐 줍니다. 소년 요나가 "저는 나이가 들면 부자가 될거예요" 말하자 야곱은 "조금만 덜 원하면 넌 이미 부자란다" 요나는 " 야곱 아저씨, 지금 가진 것보다 더 많이 갖고 싶지 않으세요?" 묻자 야곱은 "시간이 흐르면, 우리는 원하는 것을 갖게 되어서가 아니라 필요치 않다는 걸 알게 되어 더 부자가 되는거란다"

슬픔의 나무

유대교 신비주의 부흥 운동을 뜻하는 하시디즘에는 슬픔의 나무에 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누구나 죽으면 커다란 슬픔의 나무 밑으로 먼저 갑니다. 그 나무에 그 동안 겪었던 모든 고통과 불행을 걸어놓고 나무 주위를 돕니다.​ 자신이 걸어둔 것보다 덜 고통스럽거나 덜 불행에 보이면 자신의 것과 바꾸기 위해서 입니다.​ 그러나 결국에는 누구나 다른 사람의 것이 아닌 자신의 것을 다시 선택하고 맙니다. 고통스럽던 그 당시에는 견디기 힘들었다 할지라도 결국 자신이 겪은 고통이 다른 사람 것보다 훨씬 가벼웠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그곳에 도착했을 때보다 훨씬 더 가벼운 마음으로 슬픔의 나무를 떠나게 됩니다. 남들의 고통보다 나의 고통이 가장 가벼움에도 나의 고통이 더 크고 무겁다고 생각하고 견디기 어려워..

산 ( 글 / 김영석)

아주 먼 옛날 가슴이 너무나 무겁고 답답하여 더는 참을 수 없게 된 한 사내가 밤낮으로 길을 내달려 마침내 더는 나아갈 수 없는 길 끝에 이르렀습니다 그 길 끝에 사내는 무거운 짐을 모두 부렸습니다 그 뒤로 사람들은 길 끝에 이르러 저마다 지니고 있던 짐을 부리기 시작하고 짐은 무겁게 쌓이고 쌓여 산이 되었습니다 이 세상 모든 길 끝에 높고 낮은 산들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