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승] 그 는 그 는 - 정 호 승 - 그는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을 때 조용히 나의 창문을 두드리다 돌아간 사람이었다. 그는 아무도 나를 위해 기도하지 않을 때 묵묵히 무릎을 꿇고 나를 위해 울며 기도하던 사람이었다. 내가 내 더러운 운명의 길가에 서성대다가 드디어 죽음의 순간을 맞이했을 때 그는 가만히 내 .. 글 마당/시인의 마을 2006.07.11
[스크랩] [같은 詩 다른 노래] 귀천(歸天) - 詩 : 천상병, 노래 : 홍순관, 김원중, 이동원, 오현명, 박흥우, 서울 바로크 싱어즈 천상병 시인의 삶, 천상병 시인과 국가보안법 <-- 읽기 귀천(歸天) - 천상병(千祥炳)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서 돌아가리라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 글 마당/시인의 마을 2006.05.02
[신동엽]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신동엽(申東曄) 껍데기는 가라. 사월(四月)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東學年)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 곳에선, 두 가슴과 그 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中立)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 글 마당/시인의 마을 2006.04.21
[성래운낭송] 언니 오빠는 왜 총을 맞았나요(강명희) 오빠와 언니는 왜 총에 맞았나요? 아! 슬퍼요. 아침 하늘이 밝아 오면 달음박질 소리가 들려옵니다. 저녁 노을이 사라질 때면 탕탕탕탕 총소리가 들려옵니다. 아침 하늘과 저녁 노을을 오빠와 언니들은 피로 물들였어요. 오빠언니들은 책가방을 안고서 왜 총에 맞았나요. 도둑질을 했나요. 강도질을 했.. 글 마당/시인의 마을 2006.04.21
[성래운낭송]진달래 산천(신동엽) 진달래 산천 - 신 동 엽 - 길가엔 진달래 몇 뿌리 꽃 펴 있고, 바위 모서리엔 이름 모를 나비 하나 머물고 있어요. 잔디밭엔 장총을 버려 던진 채 당신은 잠이 들었죠. 햇빛 맑은 그 옛날 후고구렷적 장수들이 의형제를 묻던, 거기가 바로 그 바위라 하더군요. 기다림에 지친 사람들은 산으로 갔어요. 뼛.. 글 마당/시인의 마을 2006.04.21
[박영희]아내의 브래지어 아내의 브래지어 - 박영희- 누구나 한번쯤 브래지어 호크 풀어보았겠지 그래, 사랑을 해본 놈이라면 풀었던 호크 채워도 봤겠지 하지만 그녀의 브래지어 빨아본 사람 몇이나 될까, 나 오늘 아침에 아내의 브래지어 빨면서 이런 생각해보았다 한 남자만을 위해 처지는 가슴 일으켜세우고자.. 글 마당/시인의 마을 2006.04.14
[백창우]내 자지 이게 외설이라면 삶은 너무 삭막하다. 이 글을 지은 아이는 너무 참혹하다. 세상의 삶에 찌들은 이에게서 이런 생각이 될 법이나 한가??? 듣고 있노라면 그 어떤 생각보다 웃음이 난다. 참 행복하다.... ㅎㅎㅎㅎ 근데 노래를 너무 잘한다.. 글 마당/시인의 마을 2006.04.14
[문정희]러브호텔 러브호텔 - 문정희 - 내 몸 안에 러브호텔이 있다 나는 그 호텔에 자주 드나든다 상대를 묻지 말기 바란다 수시로 바뀔 수도 있으니까 내 몸 안에 교회가 있다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교회에 들어가 기도한다 가끔 울 때도 있다 내 몸 안에 시인이 있다 늘 시를 쓴다 그래도 마음에 드는 건 아주 드물다 .. 글 마당/시인의 마을 2006.04.14
[이종률] 좋은 사람들 좋은 사람들 (1995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 이종률 - 우리가 살아가는 땅은 비좁다 해서 이루어지는 일이 적다 하지만 햇빛은 좁은 곳 위에서 가루가 될 줄 안다 궂은 날이 걷히면 은종이 위에다 빨래를 펴 널고 햇빛이 뒤척이는 마당에 나가 반듯하게 누워도 좋으리라 담장 밖으론 밤낮 없는 시선.. 글 마당/시인의 마을 2006.04.14
[김이듬]지금은 자위 중이라 통화할 수 없습니다. 1. 팔 너를 만지기보다 나를 만지기에 좋다 팔을 뻗쳐봐 손을 끌어당기는 곳이 있지 미끄럽게 일그러뜨리는, 경련하며 물이 나는 장식하지 않겠다 자세를 바꿔서 나는 깊이 확장된다 나를 후비기 쉽게 손가락엔 어떤 반지도 끼우지 않는 거다 고립을 즐기라고 스스로의 안부를 물어보라고 팔은 두께와.. 글 마당/시인의 마을 2006.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