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짐 히크메트] 진정한 여행 진정한 여행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씌어지지 않았다. 가장 아름다운 노래는 아직 불려지지 않았다. 최고의 날들은 아직 살지 않은 날들 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불멸의 춤은 아직 추어지지 않았으며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 무엇을.. 글 마당/시인의 마을 2008.04.02
[문병란] 직녀에게 직녀에게 -문병란- 이별이 너무 길다 슬픔이 너무 길다 선 채로 기다리기엔 은하수가 너무 길다. 단 하나 오작교마저 끊어져 버린 지금은 가슴과 가슴으로 노둣돌을 놓아 면도날 위라도 딛고 건너가 만나야 할 우리, 선 채로 기다리기엔 세월이 너무 길다. 그대 몇 번이고 감고 푼 실올 밤마다 그리움 .. 글 마당/시인의 마을 2008.03.19
[장정일]사철나무 그늘아래 쉴때는... 사철나무 그늘 아래 쉴 때는 장정일 그랬으면 좋겠다 살다가 지친 사람들 가끔씩 사철나무 그늘 아래 쉴 때는 계절이 달아나지 않고 시간이 흐르지 않아 오랫동안 늙지 않고 배고픔과 실직 잠시라도 잊거나 그늘 아래 휴식한 만큼 아픈 일생이 아물어 진다면 좋겠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굵직한 굵직.. 글 마당/시인의 마을 2008.03.18
[김선우]내 몸속에 잠든이 누구신가 그대가 밀어 올린 꽃줄기 끝에서 그대가 피는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떨리는지 그대가 피어 그대 몸속으로 꽃벌 한 마리 날아든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아득한지 왜 내 몸이 이리도 뜨거운지 그대가 꽃피는 것이 처음부터 내 일이었다는 듯이. (2007년) '입아아입(入我我入)'이라고 했다. 저것이 나한.. 글 마당/시인의 마을 2008.03.13
[김사인] 봄바다 봄 바 다 -김사인(2005)- 구장집 마누라 방뎅이 커서 다라이만 했지 다라이만 했지 구장집 마누라는 젖통도 커서 헌 런닝구 앞이 묏등만 했지 묏등만 했지 그 낮잠 곁에 나도 따라 채송화처럼 눕고 싶었지 아득한 코골이 소리 속으로 사라지고 싶었지 미끈덩 인물도 좋은 구장집 셋째 아들로 환생해설랑 .. 글 마당/시인의 마을 2008.03.13
평생 마음으로 만나고 싶은 한사람 평생 마음으로 만나고 싶은 한사람 -정숙자- 인생이란 어차피 홀로 걸어가는 쓸쓸한 길이라지만 내가 걷는 삶의 길목에서 그래도 평생을 함께 걷고 싶은 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 사랑하는 이를 만나기 보다는 연인도 아닌 친구도 아닌 그저 편안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 고단하고 힘든 날에 마음으로 다.. 글 마당/시인의 마을 2008.02.11
[문익환] 여는 일 여는 일 詩 문익환 여는 일은 무작정 좋은 거예요 이건 열고 저건 닫고 그러는 거 아니에요 무작정 여는 거예요 사랑하면 처녀도 여는데 못 열게 뭐가 있어요 하늘도 열려야 하늘이고 땅도 바다도 열려야 땅이요 바다거든요 해가 뜨면 동창을 열지 않아요 반가우면 대문을 열지 않아요 글 마당/시인의 마을 2008.02.01
[문익환]우리는 호수랍니다(Belove) 우리는 호수랍니다. 詩 문익환 하늘에선 찬란하기만 하던 별들도 우리의 가슴속에 내려와선 서로 쳐다보며 서러워지는 우리는 호수랍니다. 배고픈 설움으로 남의 배고픈 설움에 서 눈물짓는 가녀린 마음들 방울방울로 솟아나고 흐르고 모여 하늘이 땅이 되고 땅이 하늘이 되는 우리는 호수랍니다. 그.. 글 마당/시인의 마을 2008.02.01
[함석헌]그 사람을 가졌는가 ** 그 사람을 가졌는가** 만리 길 나서는 날 처자를 내맡기며 맘놓고 갈 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세상 다 나를 버려도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만이야'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순간 구명대 서로 양보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 글 마당/시인의 마을 2008.01.08
만전춘 얼음 위에 댓님 자리 펴서 임과 나와 얼어죽을망정, 얼음 위에 댓닢 자리 펴서 임과 나와 얼어죽을망정, 정 둔 오늘 밤 더디 새소서, 더디 새소서. - 임과의 짧은 밤에 대한 아쉬움 근심 어린 외로운 잠자리에 어찌 잠이 오리오. 서쪽 창문을 열어 젖히니 복숭아꽃이 피어나는구나. 복숭아꽃이 근심 없이.. 글 마당/시인의 마을 2007.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