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마당 557

[스크랩] 모국어의 바다 `혼불`, 혼불마을을 다녀오다

남원시 사매면 노봉마을에 위치한 [혼불 문학관]을 찾아 먼길을 나섰던 날은 2월하고도 초순, 절기상 겨울이지만 봄비같은 이슬비가 몇 방울 날리던 포근한 날이다. 우리 문학사에 길이 남을 기념비적인 소설 [혼불]은 故최명희님의 역작이다. 노봉마을은 [혼불] 속 매안마을의 배경이 되었던 마을이며..

작가가 뽑은 작가의 책 ⑥ 김중혁 → 심보선 『슬픔이 없는 십오 초』

요즘에도 사람들이 시를 읽나? 모르겠다. 나는 한동안 시를 잊고 살았다.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요즘에도 사람들이 시를 쓰나?’라는 생각도 하지 않을 만큼 무관심했다. 살다 보면 그렇다더라. 생각해 보면 노래도 잘 듣지 않았다. 예전에는 시디의 플라스틱 케이스 뒷면에다 네임펜으로 별을 매..

작가가 뽑은 작가의 책 ⑤ 이문환 → 김중혁 『악기들의 도서관』

김중혁은 딱 두 번 만났다. 처음 만난 것은 2000년 겨울이었다. 한 출판사의 송년회에서 우연찮게 그의 옆자리에 앉았다. 그는 데뷔작을 갓 발표한 신예 작가. 나는 등단 5년차인데도 아직 책 한 권 내지 못한 무명이었다. 서로의 작품에 대해 할 말이 딱히 없었다.  말을 심하게 더듬는 사람처럼 우리는..

작가가 뽑은 작가의 책 ④ 김원우 → 이문환 『플라스틱 아일랜드』

돈과 섹스는 자본주의의 활력을 부추기고, 그 번영을 떠받치는 구심점이다. 따라서 그것의 물신화 경향과 그것들끼리의 호화찬란한 호환구조는 더러 훌륭한 소설의 중심 테마로 떠오르기에 족하다. 그러나 대다수의 독자들은 그 만능의 두 요물을 해석, 활용, 체험하는 현장 실습에 관한 한 작가들보..

작가가 뽑은 작가의 책 ③ 김연수→김원우 『모서리에서의 인생 독법』

선생의 신간 소설을 읽는 일은 내 은밀한 즐거움 중의 하나다. 은밀하다는 말에 불순한 속셈 같은 건 하나도 없다. 다만 많은 사람이 선생의 소설을 읽는 즐거움을 모르고 살기 때문에 이 즐거움이 은밀해졌다는 소리다. 나는 매번 소설을 쓸 때마다 힘들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이다. 이렇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