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마당/마음의 양식

빈센트 반 고흐 [슬픔]

나무소리 2023. 6. 23. 06:34

그녀는 재봉사였지만 재봉일로만으론 입에 풀 칠하기 어려운 각박한 시절이었다
그녀는 굶어 죽지 않으려 거리로 나가 가장 어려운 결단을 내리는데 그건 인류 초창기부터 시작된 가장 오래된 직업을 택한 것이었다.

매춘
그런 생활이 지속되자 그녀는 매춘부라는 딱지가 붙어 버렸다. 그러던 어느 날 돈 많은 남자와 만나 사랑을 하고 아이를 갖는 행복을 갖게 된다

그러나, 그 남자는 상류계급이라 어불성설 자식이라 인정 못한다는데 버림을 받은 그녀는 다시 거리로 내 몰려서는 한 때의 추억은 잊어 버리려 매춘 일을 계속 할 수 밖에 없었다

갓난 아기가 뭔 죄인가 아이와 먹고 살아야 되지 않나
그러다 덜컥 둘째 애가 들어서는데 세상이 원망스럽고 삶이 팍팍할 그 시기에 그녀 앞에 젊은이 한 사람이 그녀를 보고 제안을 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오 내 모델이 되어 주겠소
자연히 그 사람 집에서 살게 된 그녀는 다소간 안정된 삶을 누리게 되었다

그녀는 이제 한 시름 놓게 되어 생에 감사하며 그 분한테 정성을 다 바치며 최선을 다 하는데 애 둘 딸린 여인과 동거한다는 말에 그 남자 집에선 노발대발하며 갖은 시련을 가해 오자 정신적으로는 어려운 생활의 삶이었지만 서로가 진정 사랑했으므로 행복했다.
그 두 사람의 사랑 만큼은 진실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 남자 동생은 그토록 자기 형에 대해서는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태도에서 여인과 헤어지지 않으면 지원을 끊겠다고 하고 여인의 가족 역시 이 매춘으로 얻는 수입으로 살았기에 역시 반대하였다
그들의 동거는 2년 만에 파탄이 나고 말았다

그녀는 그와 헤어진 후 거리로 나가지 않고 재봉사 생활을 했지만 삶은 녹녹치 않았고 그녀는 결국 강에 투신해 삶을 마감하고 만다

그녀의 이름은 [시엔]
동거하던 그 남자는 시엔을 모델로 60여점의 작품을 남기는데 그는 살아 생전 단 한 점의 그림이 팔렸을 뿐이었던 화가 [빈센트 반 고흐]였다

그가 자살을 했건 타살로 죽었건 이 여인과의 슬픈 이별이 그를 생의 마지막으로 몰고 가는 원인의 일부분을 차지했으리라는 짐작은 그가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도 언급되어 있다

지극히 인간적이었던 고흐는 그녀를 모델로 그린 스케치인 <슬픔> 의 아래 쪽에 이렇게 적어 놓는다

<어찌하여 이 땅 위에 한 여인이 홀로 버려져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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