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마당/삶을 노래하며

엄마 소천하신 둘쨋 날(10월 2일)

나무소리 2014. 10. 6. 12:11

 잠깐 잠이 들었다 깨니 어머니 영정사진이 눈에 들어온다.

영정 사진 앞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직원들이 출근하자마자 도착했지만 문상객도 없고,

한산하니 뭘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다.

아침 일찍 태수가 도착하고, 조화와 근조기가 들어오고

점심 무렵이 돼서 간간히 조문객이 방문을 한다.

 

 조문객을 볼때마다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고,

고생했다는 말을 들을 때면 더욱 그렇다.

'대체 내가 뭘 했다고....

 진심으로 어머니를 대했다기 보다 습관적으로 방문을 열고 들여다보고

 때론 부담스러워도 했었다.

 몇번이라도 모시고 여행을 갔어야 했는데.....'

 대체 내가 어머니에게 해드린게 뭔데 과찬을 받아야하는지

누가 위로의 말을 할 때마다 더욱 복받친다.

 

 저녁시간이 되고 집안 어른들이 오시니 더욱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다.

 

 주서택목사님의 인도로 오후 5시에 드리는 입관예배.

바싹 마른 어머니의 몸을 구석구석 닦고,

수의를 입히는 절차에 어머니 몸을 잡고 있으면서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다.

어머니의 삶의 무게와 살아 생전에 내가 했던 불효들을 떠 올리며

아마도 평생 흘릴 눈물을 다 흘린 것도 같다.

 

 저녁이 되어 문상객이 밀어 닥치면서는 눈물을 주체할 수 있었지만

모두 떠나고 나니 또 다시 어머니의 잔잔한 미소와

내가 무표정하게 대했을 때 어색해 하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떠오른다.

 

'어머니 죄송해요. 제 본심이 아니었습니다.

 이제는 어머니에게 환하게 웃어드릴 기회가 더 이상은 없네요.

 어머니 생전에 한번도 환하게 활짝 웃어드리지 못해 죄송해요.

 늘 짜증만 냈던 것 같고, 아픔만 드렸던 기억밖에 없습니다.

 어머니, 그래도 제 맘 아시지요?

 어머니, 단 한번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지만 제 맘 아시지요?'

 

 '엄마, 이제 아픔없고, 슬픔없는 하늘 나라에 가셨지?

  주님께서 어머니 눈물을 닦아 주시겠지?

  엄마의 아픔을 치유해주시겠지?

  그래도 나와 함께 고통스러웠지만 이 세상에 있는게 참  좋았지?

  그렇지 엄마?

  엄마가 늘 가실 줄 알면서도 내가 왜 그랬는지 몰라..

  미안해 엄마.. 내가 미련해서 그래...

  내가 바보라서 그래 엄마.

  엄마 아들로 다시 태어난다면 이제 절대 안그럴께...

  미안해 엄마, 고마워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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