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마당/삶을 노래하며

엄마일기(6월 1일)

나무소리 2014. 6. 2. 10:35

어제 오늘이 하루가 다르다.

지난 밤 몇 번을 깼는지 모르겠다.

어머니가 몹시 힘들어 하셨던 거 같은데 비몽사몽 자는 둥 마는 둥...

 

 아침 미음을 드리는데 고개를 들지 못하신다.

뒤에 쿠션을 받쳐 고개를 들게 해 먹이는데

기도로 음식이 들어가 몹시 고통스러워하신다.

 

 '이런, 무지하고 무식한 놈'

 

 한참 기침하시고 힘들어하시는 등을 두드리니 눈물이 난다.

30분쯤 쉬었다 드리지 배고프셨는지 달게 드신다.

요플레를 하나 드리고 나니 주무신다.

 

 허겁지겁 교회에 도착했지만 예배에 집중이 되지 않는다.

머릿 속은 온갖 잡념으로 산만할 뿐...

 

 점심으로 팥 죽을 평소보다 조금 많은 양을 드시고, 또 주무신다.

저녁시간 아무리 깨워도 눈을 뜨지 못하시고,

굽혔던 다리가 제대로 펴지지 않는다.

 

 아내는 어머니 눈동자도 이상하고, 몸이 굳은 것 같다고 한다.

살살 주물러 드리니 팔 다리가 펴지는데 깨워도 주무시기만 하신다.

보리차만 입으로 흘려 보내고 잠시 후 보니 숨소리가 고르다.

 

 '깊이 주무시는구나.'

 드시는 음식보다 잠이 좋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녁도 약도 드리지 않아도 편히 주무시게 하는 게 낫겠다.

 

 아침 어머니가 잠 깨 움직이신다.

다행이다.

감사하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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