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어제 낮 동안 식사를 전혀 못드셨다기에
저녁시간 인스탄트 호박, 마차를 끓여 반 컵쯤 드린게 전부다.
몸을 뒤척이지도 못하고 눈만 간간히 깜빡이시는 걸 보니
밤새 제대로 못 주무신게다.
지난 밤 2시 반경에도 그래셨으니 얼마나 피곤하실까...
일어나 기저귀를 갈아드리고,
"엄마, 못 주무셨어?" 해봐도 아무 반응이 없으시다.
몸도 가누지 못하지만 머리에 이가 생길 수도 있고,
내일이면 주일이기에 얼굴을 닦아드리다 목욕을 시킨다.
변기에 앉힌 상태에서 샤워기로 물을 뿌리고,
비누칠해 깨끗이 씻겨드리니 몸을 가누기도 힘겹지만
기분이 좋으신지 가만히 눈울 깜빡이신다.
아침 식사를 드리며 기도를 한다.
"하나님 오늘 또 새로운 하루를 맞이했습니다.
이 하루가 삶의 기쁨이 되는 날이 되게 해주시고,
귀한 음식 먹고 건강하게 하루를 지나게 해주세요.
주님 만나는 그 시간까지 아픔이나 고통없게 해주시고
맑은 정신으로 주님 만나게 해주세요.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기도를 하는 중에 자꾸만 눈물이 난다.
기도를 끝내고 나니 어머니 눈에도 눈물을 주루르 흐른다..
호박죽을 반공기쯤 드시니 다행이지만 몸을 가누지 못하시고,
정신만 돌아오신거 같다.
한 숟가락씩 드시는 모습만 봐도 자꾸 눈물이 흐른다.
"엄마, 감사해.. 아들 며느리가 잘못한 거 있어도 용서해.
엄마. 고마워~~ 이렇게 잡수시니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지 몰라
엄마, 고마워~~"
옆에서 아내도 울먹 울먹한다.
엄마 눈에서 눈물이 주루루 떨어진다.
꼭 안아드리며 "엄마 사랑해"하고 뉘어 드리니
눈물이 베갯잇을 적신다.
눈에 안약을 넣어드리고, 안 연고를 발라드리고.....
이런 행복을 언제까지 내가 누릴 수 있을까?
내일은 형님을 오시라고 해야지.
아무래도 오래 가지 않으실 것 같다.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라면 1주일을 넘기시기 어려울 것 같은 예감이다.
학교에서 출석시험을 보고 방에 들어가니 주무신다.
그래요.. 편해 주무세요..
'엄마, 사랑해, 그리고 고맙고, 미안하고, 감사하고...
이 세상 어떤 말로도 부족해서 미안해'
엄마를 하늘나라에 보내드리고 내가 버틸 힘이 있을지 모르겠다.
진작 엄마와 좋은 시간을 보냈어야 했는데....
좀더 일찍 엄마에게 사랑한다고 말했어야 했는데.....
지금이라도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해주신 주님께 감사하자..
시간 시간 깊이 감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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