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부터 부산하다.
에어 메트리스를 세제로 닦아 말리고,
모처럼 깨끗이 목욕을 시켜드리고,
방문을 열어 환기시키고, 청소 하고.....
몸이 개운하신지 아침을 드시자마자 주무신다.
점심을 드릴까 하다 그냥 푹 주무시게 했더니
저녁이 되어도 일어나시지 않는다.
겨우 잠을 깨워 진지를 드리지만 비몽사몽 드시는 둥 마는 둥......
찬송을 불러드리는 것 외에 해드릴께 없다.
1시간 가량을 기타를 치며 불러드려도 그냥 주무신다
'아, 천사구나."
가만히 손을 잡고 기도한다.
"주님, 주님이 아시지요?
우리 엄마의 수고와 헌신과 주님을 향한 마음을??"
주르르 눈물이 흐른다.
이렇게 고통없이 편히 주무시다 하늘 나라 가셔야 할텐데.....
일요일 아침이 돼도 일어나시지 않더니
점심이 되어 겨우 눈을 뜨신다.
한살림에서 나온 팥 죽을 데워드리니 한 그릇을 비우고도 허전해 하신다.
"엄마, 이제 그만 드셔. 쬠이따 다시 드릴께"
그저 고개만 끄덕이신다.
오후 요플레 2개, 요구르트 1개 베이지밀 1개를 드셨다.
저녁이 되어 계란찜에 평소보다 많이 드시고 정신이 나시나보다.
아내 손을 꼭 잡고,
"고마워, 고마워"를 연발하시며 눈물을 주르르 흘리신다.
잠시 후 내 손을 꼭 잡고 눈물을 흘리시며,
"고마워, 감사햐"를 쉼없이 반복하시더니 손을 놓지 않으신다.
그대로 엄마 옆에서 잠이 들어 깨보니 2시 30분.
초점없는 눈으로 멍하니 앉아계신다.
"왜 안 주무셔?" 아무 말씀이 없다.
"내가 누구여?"
"몰라.."
"아들여, 아들, 윤희야 해봐"
"유니야~~"
밤 10시경 엄마의 얼굴을 만지며, 안아달라니 꼭 안아주신다.
'이런 행복을 언제까지 맛볼 수 있을까?'
"엄마, 나랑 있으니까 좋지?"
"응.."
"윤희야 해봐"
"유니야..."
"나 출근하지 말고 맨날 이러고 있을까?"
고개를 가로저으시며 "출근햐"
정신이 돌아왔구나 생각하며 잠이 들었던 것 같다.
6시 30분 알람에 눈을 떠 보니 곤히 주무신다.
숨소리가 어찌나 편안한지...
"엄마,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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