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 날
카네이션을 달아드릴 수 없으니....
"엄마, 출근했다 올께"
아주 작게 의사표시를 한다.
하루하루 아니 시간시간 다르게 쇠약해지신 어머니.
낮에 변을 몇 번 지리셨다는데
저녁 나절 눈도 못 뜨시는데 누님은 자꾸 엄마 나왔어라며 깨운다.
"그냥 둬. 편하게 주무시게, 뭐든 엄마가 하고 싶은대로 하게...."
짧은 한 마디에 누님은 불편한가보다.
누님이 가시자 아내는
어머니가 변을 제대로 못보는게 항문이 열린 상태에서 변이 막힌 것 같으니
한번 파내보자고 한다.
힘들어하시는 어머니야 어떻든 항문에서 변을 파낸다.
냄새가 몹시 심하지만 그리 싫지 않다.
'이제서야 내가 사람이 됐구나'
큰 녀석이 어버이 날이라고
그럴 듯한 부페를 가자고 하는데 맘이 편치 않다.
"간소하게 낙지볶음이나 먹자"
한마디로 말을 자르고 식당에 들어서 밥상이 나오자마자
아무것도 드시지 못하는 엄마가 머릿 속에 있으면서도
매운 낙지 볶음이 목구멍으로 미어지게 들어간다.
사람의 본능이 참 신기하기도 하지.....
어머니는 아무것도 생각이 없단다.
요플레와 보리차를 조금씩 넣어드리자 1개를 드신다.
얼마나 감사한지.
"엄마, 고마워"
속이 편하신지 잘 주무신다.
아침에 일어나 방문을 여니 푹 잠이 드셨다.
가만히 숨소리를 들어보니 어제보다 한결 가볍게 숨을 쉬신다.
참 감사하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엄마, 다녀올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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