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저녁 잠자리에서 고기가 먹고싶다고 했다.
본죽에서 소고기 야채죽을 포장해 집에오니
곤히 주무신다.
내 손으로 저녁을 챙겨 드리고 싶었는데....
얼굴을 한번 만져보고 저녁을 먹고 우쿨렐레를 간다.
학교를 가니 "얼굴이 어째 그래요?" 한다.
내가 봐도 눈이 퉁퉁 부었으니.....
8시에 마치고 얼른 집으로 오니 누님과 거실에서 티비를보고있다.
"내가 누구여?"
"막내 아들"
"이제 잘 알아보네"
"어젯 밤에 나랑 잤지? 생각나?"
"응"
바둑 돌을 가져다 드리며 까만 돌 하얀돌을 골라보라하니 뭐가 뭔지 모른다.
마치 어린 아이처럼 두서너번 만지다 관심없다는 듯 눕는다.
이불을 팔에 둘둘 감으시고 행동이 이상하시다.
누나가 그걸 왜 그러냐며 하지 말라고 말린다.
"뭐든 다치거나 해되는 거 아니면 그냥 하게 해
이제까지 하고 싶은 거 우리 자식 때문에 못하고,
돈 아까워 못하고, 눈치보느라 못했는데
그런거 마저 못하게 하면 마음 아프잖아
이제 우리 엄마 마음 그만 아프게 하자"
말을 하면서 목이 메인다.
거실에서 잠이 드셨다.
깨워서 방으로 들어가서 주무시게 해야지
"그냥 내비 둬
엄마가 불편하면 일어나시겠지
이불이나 덮어 드리고, 내가 거실서 잘께
혹시 깨서 들어가시면 누나가 같이 자면되잖아
뭐든 엄마가 하면 말리지 마
행동이 이상하고 우리 생각에 안맞아도 그냥 둬
살면서 엄마하는게 잘못된게 없었잖아
돌아가시기 전에 그런 것도 편하면 하시게 해"
모든 걸 절제하고, 희생하고, 하기 싫어도 해야했던 엄마.
이제 절제하지 말고 그냥 하시고,
희생이 아닌 다른 사람이 조금은 희생하게 하고,
하기 싫은 건 하지 않고,
궁금한 건 그냥 하게 두고 싶다.
이제까지 내 기준으로 엄마를 아프게 했는데.....
'엄마, 뭐든 다 해~~
다치지만 말고~~
아프지만 말고~~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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