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잠을 주무시지 못하고 들락거리셨단다.
새벽 5시에 잠을 잤지만 난 잘 몰랐는데.....
퇴근해 집에 오니 주무시고 계신다.
저녁을 먹고 상을 치우려는데 밖으로 나오시더니 밥상머리에 앉으신다.
"진지 잡쒔어?"
"아니,,,,"
"에미가 안줬어?"
"응"
그럴 리가 없는데 생각하며
미역국에 밥을 넣고 끓여 미역죽을 만들어 드린다.
자꾸 멸치볶은 걸 드시고 싶어 손이 간다.
"너무 딱딱해 그거 못먹어, 그거 먹고싶어?"
"응"
대충 숟가락으로 비벼 작게 만들어 얹어드린다.
참 잘 드신다.
아내가 들어오기에 저녁 안드렸냐니 나 먹기 조금 전에 드셨단다.
'음, 치매가 심하시구나.'
기저귀 속에 동전을 집어넣고,
참 빗을 집어 넣고,
수건도 집어 넣고....
장식장을 뒤져 짐을 쌌다 풀고,
지갑에 돈을 넣었다 이리 숨겼다 저리 숨겼다 하신다.
낮에도 그러셨단다.
하긴 평생 돈을 실컷 만져보지도 못했고,
힘들게 사셨으니.....
화장대 위에 있던 동전 몇천원과 지갑에 있는 천원짜리를 갖다 드린다.
"엄마 이걸로 맛있는거 사드셔~~!"
"응"
좋아하신다..
"이거 얼마짜리여?"
"천원"
"이건?'
백원짜리 동전과 50원짜리 동전을 보여드렸더니
"그건 안보여"
아~~ 치매구나..
아내가 약을 드렸더니 그걸 먹고 잘 주무신다.
편히 주무시는 모습 속에 그늘이 있다.
어머니~~
어머니~~
가만히 어머니 곁에 누워본다.
꼬리꼬리한 냄새가 그리 싫지만은 않다.
어쩌면 늘 어머니는 저런 냄새가 났던 것 같다.
내 어릴때는 내 뒷치닥거리로
내가 커서는 속이 썩어서
어른이 된 지금은 자식에게 다 내주고 빈껍데기만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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