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하나와 미소시루
글쓴이 : 야스타케 싱고. 치에. 하나. 옮긴이/최윤영.
읽은날 : 2013. 1. 17
읽은동기 : 인터넷 서평단 당첨
사랑만큼 아름다운 게 없다면 사랑만큼 슬픈 것도 없다.
어쩌면 사랑은 슬프기에 더 아름답게 보여 질지도 모른다.
이 책은 주인공 [야스타케 치에]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엮은 책으로
유방암에 걸려 절제술을 받고 치료하는 과정,
재발된 암을 식이요법과 생활 습관의 변화로 치료하는 과정,
다시 온 몸으로 전이된 암을 치료하는 환자의 정신적 신체적 고통,
그 고통 속에서도 사랑하는 딸을 교육하는 모습,
투병 가족들의 일상 속에서 사랑과 상처 등을 발췌한 책이다.
암에 걸렸음에도 사랑하기에 결혼하고,
그 사랑을 이뤄가기 위해 고통스런 암과 싸워 이겨내고
빈약한 신체임에도 사랑의 결실로 딸을 얻고,
그 딸을 진정 사랑하기에 자신이 이 세상 떠난 후에도
어린 딸 혼자서도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가르치는 슬픈 사랑이 눈물겹다.
이 책을 통해
건강한 삶을 위해 우선 삶을 대하는 마음가짐은 어떠해야하며,
건강한 몸을 위해 생활 습관과 식단은 어떠해야하고,
가족이란 서로에게 어떤 관계로 어떻게 대하며 살아가야할지
세상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이 세상에 생명을 얻은 우리들은 그 불을 스스로 꺼서는 안됩니다.
온 힘을 다해 열심히 살아가야 합니다.
이 세상에 나오지 못한 사람들의 몫까지.
착실하게 발을 땅에 내딛고, 걸어가야 합니다.”라는 글을 읽으며,
삶의 짧은 시간이라도 헛되이 보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했고,
“인간은 언제, 어디서 죽음을 맞이할지 몰라.
싸우고 헤어진 채로, 얼굴을 보지 않은 채로 생이별을 한다면 평생 후회할 거야.”
이 대목에선 누구와도 다투지 말아야지 생각하며,
설사 다투더라도 헤어지기 전 반드시 화해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 책을 덮으며,
20여 년전 읽었던 [이무라 가즈키요]의 종이학과 그 안에 있던 [당연한 일]이라는 글을 떠올랐다.
--당연한 일--
당연한 일
이렇게 멋있는 걸 왜 모두 기뻐하지 않을까요
당연하다는 사실들
아버지가 계시고, 어머니가 계시다.
손이 둘이고, 다리가 둘
가고 싶은 곳은 자기 발로 가고
손을 뻗어 무엇이든 잡을 수 있다.
소리가 들린다, 목소리가 나온다..
그보다 더한 행복이 어디 있을까.....
그러나 아무도 당연한 사실들을 기뻐하지 않아
당연한 걸하며 웃어 버린다.
세 끼를 먹는다.
밤이 되면 편히 잠들 수 있고 그래서 아침이 오고,
바람을 실컷 들이마실 수 있고,
웃다가 울다가 고함치다가 뛰어다니다가
그렇게 할 수 있는 모두가 당연한 일
그렇게 멋진 걸 아무도 기뻐할 줄 모른다.
고마움 그 고마움을 아는 이는 그것을 잃어버린 사람들 뿐
왜 그렇지 당연한 일....
[종이학]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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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거리 -
서른네 살 [야스다케 싱고]는 이혼한 독신으로 서일본신문사 기자로 활동하던 중
성악과 콘서트 취재를 갔다가 대학원생 23살 [치에]를 만나 첫눈에 반한다.
서른여섯 살 되던 해 결혼을 앞두고 치에는 유방암으로 가슴 절제술을 받고,
고통스런 항암치료로 털이 빠지고,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 상태에서 7개월 만에 결혼하는데
암과 싸우고 있는 아내를 돌봐야할 야스다케 싱고는
결혼 10일만에 만성사구체신염 진단을 받고 함께 투병 생활하던 중 딸 [하나]를 낳는다.
유방암이 완치된 치에는 아이에게 모유를 수유하던 중
3년 만에 암이 재발된 것을 확인하게 되자 의사 [블랙 잭]을 통해 자연치유요법을 택하게 된다.
블랙 잭은 식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을 제일로 여겨
미소시루와 현미 중심인 식단과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규칙적인 생활습관과 더불어
호르몬 요법의 병행 치료로 암으로부터 해방된다.
식생활의 변화로 암이 치료되면서부터 먹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인식하고
whole food(유기농으로 재배된 무첨가 자연식품)과
Macrobiotic(제철 식품을 뿌리부터 껍질까지 통째로 먹는 식생활법)의 식생활을 하면서
현미와 미소시루를 주식으로 적당한 양의 고기와 생선 등의 균형 잡힌 영양 공급으로
싱고의 신장병도 좋아지게 되자 치에는 건강에 자만하고 다시 일을 하면서
불규칙적인 식단과 생활의 리듬이 깨지면서 가정의 다툼이 일어나고 3년 만에 암은 재발되어 다시 온 몸으로 전이된다.
힘겨운 항암치료로 정신이 피폐해짐에도 딸 [하나]에게
건강한 삶을 위해 올바른 식단과 규칙적인 생활습관 등이 어떠해야한다는 것을 가르치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는 인식을 하고 엄격한 교육을 시작한다.
3살의 어린아이에게 맞는 자기가 해야할 일을 가르치고,
먹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4살이 되자 건강한 식단의 기본인 되는 현미밥 짓기, 미소시루 조리법,
식재료 고르기와 다듬기 등을 가르침으로
자기가 세상을 떠나도 어린 딸 혼자서 건강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하나하나 가르친다.
그림자가 있는 집의 아이들은 그 그림자만큼 빨리 어른이 되는가보다.
[치에]의 힘겨운 투병생활은 [하나]에게 정신적 성장의 기회가 되어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를 판단하며 가정의 기쁨이 된다.
삶에 대한 애착과 가족의 눈물겨운 사랑에도 불구하고 [치에]는 서른세 살로 짧은 생을 마감한다.
딸 [하나]는 초등학교 3학년의 어린나이지만 엄마에게 배운 대로
아빠를 위해 현미밥을 짓고, 미소시루를 끓이면서 도시락을 싸기도 하며,
[싱고]에게 위로와 삶의 이유가 되어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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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문 발췌문 -
“엄마의 수유는 ‘살아가는 힘’을 키웁니다.
아이와의 시선거리를 20센티 정도로 가까이 해서 젖을 물립니다.
아이는 혀와 턱을 사용하여 ‘살아가는 힘’의 원천을 먹는 것입니다.
그것은 단순히 영양만을 섭취하는 일이 아닙니다.” -107쪽-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나는 간절히 원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어’라는 자기 긍정.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자신이 있을 곳이 있다면 아이들은 극복해 나갈 것입니다.
그것을 가르치는 것이 바로 가정의 식탁입니다.” -111쪽-
진짜 삶은 자신만 건강해서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지구 전체가 건강해지도록 생활하는 것입니다 -117쪽 -
이 세상에 생명을 얻은 우리들은 그 불을 스스로 꺼서는 안됩니다.
온 힘을 다해 열심히 살아가야 합니다. 이세상에 나오지 못한 사람들의 몫까지.
착실하게 발을 땅에 내딛고, 걸어가야 합니다. -193쪽-
“인간은 언제, 어디서 죽음을 맞이할지 몰라.
싸우고 헤어진 채로, 얼굴을 보지 않은 채로 생이별을 한다면 평생 후회할 거야.” - 208쪽 -
우리들은 여러 가지 암에 관련된 책을 읽고 말기 암에서 살아 돌아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들의 공통점은 암은 치유된다는 생각과 치료하는 것은 결국 환자,
자신이라는 깨달음, 그리고 치유되는 힘은 환자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연치유력에 있다는 것이었다.
암 치료는 이 자연치유력을 얼마나 끌어내고 발휘할 것인지를 둘러싼 공부이며 요령인 것이다. - 222쪽 -
언젠가 치에가 말했다.
“우리는 무엇을 그렇게 서두르며 바쁘게 살고 있는 걸까.”라고
20대 시절의 우리는 바쁘다는 핑계로 삶에서 소중한 것을 얼마나 놓치며 살았던 것일까.
“노후에는 쌀이랑 채소를 지을 땅만 있으면 돼.”
“돈은 전부 가족의 생명에 투자하자.” -289쪽-
'길을 잃었다면 열정이 향하는 방향으로 나가라.’ - 304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