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정비석님이 쓴 손자병법과 초한지를 읽었다.
내용에 정확한 기억은 없지만 손무가 책을 썼고,
그의 후손 손빈이 전투에 응용 해 빛을 보게 된 책으로
과거 중국의 역사와 관련없이 오자서의 이야기와
귀곡자의 제자였던 장의와 소진의 합종연횡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해
손빈과 방연에 관한 이야기가 주류를 이뤘던 걸로 기억한다.
이번 평단에서 발간한 석산님의 손자병법은 손자병법의 내용을 들어가기 전
중국 왕조시대의 첫 출발인 요, 순 시대부터 하, 은, 주로 이어지는 나라들이
어떻게 형성이 되고, 어떻게 멸망되어 갔는지를 간략히 소설형식으로 전개해가며
읽는 재미와 더불어 춘추전국시대의 흐름의 맥을 잘 알 수 있도록 하므로
손자병법이라는 책의 내용뿐만 아니라 춘추시대의 터전이 어땠는지를 이해할 수 있고,
소설형식으로 쓰여지다 보니 재밌게 읽을 수 있는 게 큰 장점이 있다.
손무는 동이족 출신으로 자연의 흐름과 인간의 역사에 관심을 가지면서
고대 하왕조 이후 고대 전투지역을 돌면서 전투지의 지형과 기후 및
각 나라 제후들의 전투 당시의 진의 형태 등을 분석하고 승전국은 승전국대로
패전국은 패전국대로 나름대로 승리와 패배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분석하여
지형을 그리고, 특징을 기록하는 등 하나하나를 죽간에 기록하던 중
출세지향주의 아내로부터 입신양명하지 못하는 것을 수없이 타박 받던 중
초나라 사람으로 아버지와 형을 잃고 자신을 죽이려던 초나라 왕을 피해
오나라로 망명해 오자서가 희광공자의 식객 노릇을 하던 오자서를 도와
반란에 성공하므로 희광공자는 합려 왕이 되는데 이때 오자서가
손무를 합려 왕에게 적극 추천하여 손무는 군사가 된다.
손무와 오자서의 힘으로 10여년 만에 오나라는 패권국이 되지만
태자의 죽음으로 주색에 빠진 합려왕이 부차를 태자로 세움으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선 모든 것을 버릴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오자서에게 벼슬을 떠날 것을 권유하며, 은둔 생활을 하게 된다.
손빈의 예감대로 훗날 춘추시대 최고의 맹장 오자서는
간신 백비의 농간으로 부차가 보낸 칼로 자결을 하고나자
오나라엔 간신들만 들끓어 오자서가 자결 후 4년만에
월나라에서 보내는 첩자들과 뇌물에 눈먼 간신들의 농락 뿐 아니라,
범려가 보낸 서시의 미인계에 빠져 결국 월나라에 멸망하게 된다.
월왕 구천은 오왕 부차를 죽이고 오나라를 멸망시킴으로 아버지의 원수를 갚지만
고생은 같이 할 수 있어도 부귀는 같이 누릴 수 없는 성품의 소유자로
이를 간파한 범려는 벼슬을 버리고, 미인계를 쓰기 위해
오나라 부차의 후궁으로 만들어 들여보냈던 사랑하는 서시를 만나
아들을 둘 낳고, 농사와 소금을 제조해 춘추전국시대를 통틀어
어떤 제후나 영웅보다도 가장 유복하게 살다 세상을 떠난다.
손무가 세상을 떠나고 150여 년이 지난 후 손무의 후손 중 손빈이 태어난다.
손빈은 당대 최고의 전략가인 귀곡자의 제자가 되는데
당시 제자들 중 합종연횡을 주도했던 소진과 장의보다는
방연과 형제처럼 가까이 지내면서 생사를 같이하기로 맹세한다.
손빈은 맹자와 묵자 등과 교류를 하면서 인격을 수양에 매진하는 반면
명예욕에 사로잡혀 위나라의 혜왕에게 의지해 대장군까지 된 방연은
자신보다 뛰어난 능력을 가진 제나라의 손빈이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해
그를 죽일 계략을 세운다.
친구로써 초대한다는 방연의 연락을 받고 손빈은 위나라로 달려갔지만
방연은 계략으로 그를 죽이려하다 옛정을 생각해 죽이지는 않고
무릎이하를 자르는 형벌을 가하지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탈출을 한다.
방연과 손빈이 만난 과정과 위나라에서 탈출하는 방법 등을 보면
정비석님과 석산님의 글에 많은 차이를 보이지만
어느 것이 맞는지는 논외로 두고 여기에선 석산님의 책을 서평으로 한다.
제나라 전기장군의 도움으로 위나라를 탈출한 손빈은
전기장군을 도와 위나라를 멸망시켜 방연을 죽이고 원수를 갚지만
벼슬을 버리고, 은둔생활을 하며, 손무의 병법 13편을 정리 보완하는데.
이 책이 바로 손자병법이다.
위나라를 멸망시킨 제나라 전기장군은 모든 권력의 속성이 그렇듯이
간신 추기의 모함으로 죽임을 당할 위기에서 초나라로 도주해 겨우 목숨을 연명하지만
벼슬을 버리고 떠난 손빈은 평안한 노년을 보낸다.
이는 병법서에 들어있는 싸워서 이기는 것은 물론이지만
승리한 후 평화로운 삶을 위한 지침도 들어있는 가훈 때문이기도 하다.
이 책을 통해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를 삶는다”는 권력의 속성.
한 국가나 기업, 가정에서 리더의 역할과 참모의 역할이 어떤 것인지,
현실을 삶 속에서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할지를 알려주는 정말 좋은 책으로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한번쯤은 꼭 읽어보라고 권장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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