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마당/책마을 산책

[크레티앵 드 트루아] 그라알 이야기

나무소리 2010. 7. 13. 15:25

제   목 : 그라알 이야기

글쓴 이 : 크레티앵 드 트루아.  최애리 옮김

읽은 날 : 2010. 7. 2 - 7. 13


 번역서이다 보니 있는 그대로 번역했겠지만 전체 내용면에서

책의 중심이 흔들려 제목과 책의 내용과 상관관계의 이해가 다소 어렵지만

시대적 사상적 배경이 중세기독교 사상을 바탕으로 쓰여진 소설로

중세 기사들의 여러 모험과 여성에 대한 존경심을 배경이 중심 내용이 되어

마치 돈키호테를 읽고 있는 느낌이 든다.


 소설 전반부에는 [페르스발 르 갈루아]의 이야기로 시작되어

중반부에 [페르스발]과 [고벵경]이 만나는 장면이 한번 등장하고,

그 후 [페르스발]은 사라지고, [고벵경]의 무용담으로 전체 흐름이 이어지다

저자의 죽음으로 소설은 미완성으로 끝난다.


 전반부에 나타난 [페르스발]은 마치 돈키호테와 같은 인물로

어떤 것을 생각하여 판단한 후 행동하기 보다는 행동하고 판단하는 사람으로

멋진 옷과 칼과 창을 들고 말에 올라앉은 기사들의 외모에 반해

기사가 되기 위해 집을 떠나는 어린 소년의 모습이다.

 

 [페르스발]은 기사가 되기 위해 집을 떠날 때

어머니로부터 귀부인이나 아가씨를 만나면 늘 도움을 주고,

대인을 만나면 꼭 이름을 물어보고, 교회나 수도원을 존중하라는 

당부를 가슴 깊이 새기며, 기사가 되기 위해 아더왕을 찾아 길을 떠난다.


 아더왕의 궁전에 들어가는 도중 그 정문에서

아더왕의 황금빛 술잔을 빼앗아 나오는 붉은 옷을 입은 기사를 죽이고,

기사가 되어 우쭐한 마음에 모험을 떠난다.


 [페르스발]은 우연히 [고른망 드 고오르]을 만나

창을 잡는 법이나 말을 타는 법과 칼 쓰는 법을 배워 전투에 능한 기사가 되지만

상황판단이나 생각하는 것이 어릿광대 같아 싸움에 이길 때마다

자신에게 패배한 기사를 아더왕에게 보내며 

자신을 알리면서 패배자를 아더왕의 기사가 되게 한다.


  우연히 어느  성에서 하루를 묵으면서 융숭한 대접을 받던 중

창날 꼭대기에서 피 한방울이 솟아나는 것을 보게 되고,

그라알을 양 손에 든 아가씨가 사동과 함께 나타나는 것을 보았지만

왜 창에서 피가 솟는지,

그라알에 뭐가 들어있으며, 누구에게 가져가는 것인지 몹시 궁금하지만

'말을 많이 하지 말라'는 스승의 말을 기억해 그 이유를 묻지 않는다.


 그로인해 그 성에 있는 왕이나 백성들은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그 어머니는 죽게 되고,

‘페르스발 자신은 비참하게 될 것’이라는 예언을 사촌 누이에게 듣고,

그는 수도원에 찾아가 고해성사를 하게 된다. 


 한편 아더왕은 무용이 뛰어나 많은 기사들과 싸움에서 승리를 거두고

패배한 기사들을 자기에게 보낸 기사 [페르스발]을 찾아나서게 되고 

[고벵경]을 통해 만나게 되면서 [페르스발]은 소설에서 사라지고

이때부터 [고벵경]의 무용담이 소설의 다른 부분으로 이루어진다.


 [고벵경]은 [페르스발]과는 완전히 다른 왕족출신으로

상당한 지식수준과 냉철하고 명확한 판단력을 가지고,

자신의 명예를 존중해 모험의 길에 들어선다.


 [페르스발]의 이야기가 마치 [돈키호테]를 읽는 기분이 든다면

[고벵경]의 이야기는 [오딧세우스]의 이야기를 읽는 듯한 느낌이다.


 귀족적인 분위기에서 어떤 어려움이나 역경도 명예를 지키기 위해서는

죽음을 불사해 도전하는 강한 기사도 정신을 소유한 고벵경은

여행을하면서 많은 모험을 하게 된다. 


 그 중 [오르크넬레스]성의 모험에서 승리하여 살아남음으로 [기로믈랑]을 만나게 되고,

그를 통해 [오르크넬레스]성에 있는 여왕이 아더왕의 모친이며,

자기의 모친이 살아있음을 알게되고,

기로믈랑이 자신을 원수로 여겨 결투신청을 받게 되면서

소설의 내용은 전개되던 중 끝을 맺지 못하고 소설이 중간에 끝나버리게 된다.


  결국 이 소설은 미완성의 소설로

소설의 제목이 되는 [그라알]의 이야기의 결말이나

창끝에서 피 흘리는 이유에 대한 정확한 해답을 얻지 못하고

그냥 끝나버림으로 다소 허무한 느낌이 들 뿐 아니라

뭐가 뭔지 뒤죽박죽이 된 느낌이다.


 더구나 [페르스발의 이야기]와 [고벵경의 이야기]는

어떤 연관성에 의해 쓰여진 것인지 이 소설로는 알 수가 없고,

전체적인 소설의 내용을 보아서는 

[일리아드와 오딧세이]의 습작의 형태를 띤 게 아닌가 싶으면서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의 모태가 된 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나름대로 꼼꼼히 책을 읽었지만 

책을 덮으면서 뭔가 개운치 않은 구석이 마음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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