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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노 하그스피엘] 쉬어야 할 때

나무소리 2009. 11. 26. 09:54

 사도 요한 역시 기르던 참새와 놀기를 좋아했다고 합니다.

하루는 사냥꾼이 찾아와 그토록 이름난 사람이 놀고 있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는 그 시간에 틀림없이 무엇인가 유익하고 중요한 일을 할 거라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성인에게 물었습니다.

"어째서 시간을 놀이로 허비하십니까? 왜 그런 쓸모없는 참새와 시간을 보내십니까?"

 

요한은 놀란 눈으로 사냥꾼을 바라보았습니다.

놀이를 해서는 안 될 이유가 어디 있는가?

왜 저 사냥꾼은 깨닫지 못하는 걸까?

 

이윽고 사도 요한이 그에게 물었습니다.

"그대는 어찌하여 활줄을 팽팽하게 죄어놓지 않는가?"

"활줄을 죄어놓기만 하면 활이 탄력을 잃어버려 화살을 쏠 수 없기 때문에 풀어놓는답니다."

 

그러자 사도 요한은 이 젊은 사냥꾼에게 말했습니다.

"벗이여, 그대가 활줄의 팽팽한 압력을 풀어놓듯이

 그대 내면에서 일어나는 긴장감도 풀고 쉬어야 한다네.

 만일 내가 이렇게 휴식을 취하지 않으면 힘이 없어 어떤 일도 할 수 없을 걸세."

 

프랭크 미할릭이 엮은 『느낌이 있는 이야기』에 나오는 브루노 하그스피엘의 글입니다.

살면서 때로는 아무 일도 안 하고 쉬는 시간이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