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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엘 코르트]광기에 관한 잡학사전

나무소리 2009. 8. 31. 12:52

제  목 : 광기에 관한 잡학사전

지은이 : 미하엘 코르트  번역 : 권세훈

읽은날 : 2009. 8. 17 - 19


 이 책의 저자는 서문에서

“전 세계적으로 이러한 종류의 책이 나온 적이 없다“고 말하며,

이 책이 새로운 어떤 것을 이루었다는 자긍심을 가진 책이다.


 헌데 정말 그럴까?

물론 역대의 작가를 중심으로 사상가, 예술가 등을 포함해

그 사람들의 편집증 증상이나 광기 또는 조금은 남다른 삶의 가치관을

이 책처럼 인물을 중심으로 정리한 똑같은 책은 없겠지만

어쩌면 이보다는 훨씬 방대하면서도 조금은 색다른 인물, 사건, 역사, 관습 등에 관해

재미있고 기억될만한 책은 다수 있다고 생각된다.


 기괴하고 그럴듯한 공상의 세계를 여행하게 하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쥐의 똥구멍을 꿰멘 여공]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을 보면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그럴 수 있을까 싶은 말도 안되는 사람들이 나오기도 하고

어느 지역의 관습이나 어떤 인물의 광기에 대해 수없이 나온다.

물론 그들이 이 책에서 소개하는 어떤 훌륭한 작가나 예술가가 아니기에

소개되지 않았을 뿐이지 이런 책은 수없이 많다고 본다.


 이 책이 나름대로 그런 많은 유형의 책과 다른 특색은 있다.

세계적인 대문호들이나 예술가 또는 어떤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낸 사람들의

강한 집착과 정신력을 서술했다는 것이 그렇다.


 책의 구성이나 내용이 제목에 비해 평범하면서 읽는 재미가 없고,

작가가 발견한 광기를 가진 이의 에피소드 등을 예로들은 경우는 극히 일부로

그 사람은 이렇다는 정도의 주관적인 평론가들의 내용을 옮기다 보니

다 읽고 나서도 특별히 기억에 남을 만한 내용이 없다는 것이 단점으로 보인다.


 책은 어떤 경우든 재미가 있어 독자에게 읽는 즐거움이나 기쁨을 주든지,

독자로 하여금 어떤 감동이나 긴 여운을 남기든지

정확한 지식을 전달하므로 지식의 포만감으로 만족이 있어야 하는데

이 책의 경우는 그런 부분에서도 내겐 만족스럽지 못하다.


 다만 세계적으로 알려진 작가나 인물사전같은 느낌에 평론을 곁드린 정도로

인물사전에 깊이를 조금 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과 함께

그러면서도 많은 부분이 허술한 인물사전이 아닐까 하는 면에서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을 하거나 탐독하기 보다는

어떤 작가의 책을 읽기 전 그 작가에 대한 행동이나 습관, 사상을 이해하는데 있어

참고도서 쯤 활용을 한다면 글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어떤 인간이든 나름대로의 광기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

다만 그 광기를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인 배경에서 어떻게 발휘가 되는지와

그 광기가 삶속에서 어떤 열정으로 본인의 사상을 어찌 표출하는지에 따라

인류에서 좋은 영향력을 줄 수도 나쁜 영향력을 줄 수도 있다고 본다.


 여기 소개된 사상가(마르크스, 루소, 페스탈로찌, 칸트 등)나 작가 등에 대해

대부분 거의 알려진 부분이지만 나의 경우 페스탈로찌는

내가 알고 있었던 부분과는 너무 상반되는 인물로 충격적이었다.


 전반적으로 이 책에서 소개된 인물탐구의 깊이 면에서 볼 때는

상당히 얇게 소개되다보니 작가가 독자에게 알리려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고,

역사 교과서에 소개되는 어떤 인물을 적어놓은 듯한 느낌으로

조금은 안타까운 책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내게 점수로 평가를 해달라고 한다면 10점 만점 중 5~6점쯤의 점수로

조금은 박한 점수를 내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라는 사람의 책을 읽는 편력이나 지식의 한계겠지만......


 다만 문학을 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소장하여 필요시 찾아보는 책으로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