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마당/삶을 노래하며

아버지~~!! 1)

나무소리 2009. 1. 8. 12:03

결핵으로 몸이 약하셨던 아버지는 바튼기침을 내뱉으시며
점쟎은 자세로 삶의 지혜를 말씀하시곤 했는데
이때쯤 찬 바람이 불고, 잔서리가 내릴 때 쯤이면
아버지가 왜 그리 더욱 그리워지는지...

가끔 들려주시던 아버지의 지나치는 듯한 말씀들을 기억하며
내마음에 스며드는 찬바람을 막으며 되새김질 해본다.

이맘때즘 한번은 알밤을 고르면서 들려주시던 말씀이

명당자리 보지 말고, 이웃을 잘 봐야 한다...
나 잘살자고 명당자리 고른다고 해서 잘사는거 아니고
명당자리 따로 있는거 아니다..
이웃 잘못 만나 매일 다투고 살면 이승에서 지옥이고,
이웃과 더불어 살면서 나누는 기쁨을 누리면 이승이 천당이지 별거냐...

한번은 겨울에 가마니를 짜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이웃간에는 황소 한마리를 두고 다투어선 안된다.
네 평생에 손해보면서 살면 다툴일이 없다.
손해본다고 굶는 거 아니고 한때 굶는다고 죽는거 아니다.
이웃간에 손해를 보면서 살다 보면 언젠가는 되돌아 오는거다.

이웃간에나 부부간에는 다투어서는 안되고
다툴일이 있어 다투어도 해를 넘기기 전에 웃고 풀어야 하고
해진 다음에 다툰다면 해뜨기전에 풀어야지....

유난히 이웃과 더불어사는 삶
이웃과의 생활 속에서 내가 존재한다는 것을 말씀하시던 아버지

아~~ 찬바람이 눈에 들어오면 눈물이 나는건
내 눈에 눈물이 흔하기 때문이 아니라
조용하고 쉰듯한 아버지의 목소리를 통해
메마른 내 삶을 채찍질하시는 내 생활의 부끄럼 때문입니다..

 

2008.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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