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마당/삶을 노래하며

석문홍님의 블로그에 남긴 글..

나무소리 2009. 1. 15. 14:22

 늘 마음 한구석에 보고싶은 사람이 있었습니다.

작은 키에 눈이 맑고, 마음이 따뜻한 친구였지요.

군생활하는 동안 그리 길지 않지만 내겐 더없이 좋은 추억과

그냥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 친구였습니다.

오늘 그 친구의 블로그에 방문해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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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잊을 수 없는 날이 있고,
잊혀 지지 않는 일과 절대 잊고 싶지 않은 기억이 있습니다.

비록 지난날이지만
마음속에 살아있는 날이 있고,
늘 가슴 깊은 곳에 살아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27년이라는 세월이 지나갔습니다.
참 긴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님께서 느끼지 못했을지 모르지만
제 마음 깊은 곳에서 저와 함께 호흡하고
제가 힘들 때 늘 환한 웃음으로 감동을 주며,
사랑과 열정이 있는 깊은 목소리로 감동을 주는 사람이었습니다.

참 많이 보고싶었고,
더러 힘들고 지칠 때
님을 보면 정말 힘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성탄절 칸타타를 할 때
성탄캐롤 [오, 거룩한 밤] 찬양을 들을 때면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은 당신이었습니다.

맑고 깔끔한 미성의 테너는 듣기 좋은 음악이기 전에 은혜였고,
어떤 힘든 일을 해야 한다면 환하게 웃으면서 먼저 길을 나선 당신이었지요.
추운겨울 교회 밑에 물을 떠야 한다거나,
239나 251대대에서 배식을 받아 밥을 먹어야 하는

주일 점심때나 그런 때 말입니다.


또한,  님은
구두를 참 반짝반짝 참 잘 닦으셨습니다.
한번은 내가 휴가를 간다고 하니 어찌나 제 구두를 정성들여 닦아 주시던지
그 모습은 또 다른 은혜였고 감동이었습니다.
지금도 더러 구두를 열심히 닦는 사람을 보면 님을 먼저 떠올립니다.

 내게 뭔가 충고가 필요할 때
조금 어색한 표정으로 머뭇거리면서 사랑담은 어눌한 말은
이미 충고가 아닌 스스로의 아픔이며 사랑의 표현이었지요,

어린 시절 참 어렵게 살았었노라 말을 했고,
피종진 목사님이 계시는 남서울중앙교회를 섬기셨다했는데
님의 기도는 그 모든 아픔을 이겨낸 힘이 응축되어 있어서 그런지 
하늘 문에 아주 잘 맞는 만능열쇠였습니다.

 그날이 몹시 그립습니다.
지금부터 3년 전(2006년) 우리가 함께 머물었던 마현교회를 찾아갔지요.
지금은 불에 타 없어져 폐허처럼 느껴졌지만

 그 곳엔 님의 사랑담은 환한 웃음과 헌신이 씨앗되고,
기회석 형제님의 기도가 밑거름으로
경상도 사투리의 김자곤 형제님의 결단이 바람막이 되고,
김종석 형제님의 땀과 열정이 한그루 추억으로 저를 반겨주었습니다.

 비록 지금 흩어져 만날 수 없지만
어디에선가 주어진 달란트대로 각각 주어진 삶을 살아가며,

주님의 사역을 감당하며  그때의 추억을 떠올릴 겁니다.

 

 우린 서로 만나지 못했지만 서로에게 잊혀지진 않았지요

기도로 교통함 또한 또다른 만남이니 얼마나 행복한지요.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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