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소리
아름다운 공룡능선에 취한 산내음 식구들의 얼굴엔
만족함으로 피어난 환한 웃음 꽃으로
<에델바이스 군락지>에서 보는 꽃보다 아름답다.
아니 더욱 희게 빛나고 있다.
<에델바이스>라는 노래가 입속에서 맴돌지만
더위와 갈증으로 타는 내 입에 담기엔
<에델바이스>를 모욕하는 느낌에 절제를 하고,
산우님들과 함께 너절한 입담으로 피로를 줄여본다.
“어젯 밤에 소쩍새 소리가 어찌나 아름답기도 하고,
운치가 좋은지 정말 너무 좋더라구요.
옛날 조선 선조 때 당대 최고의 석학으로 알려진
정철, 유성룡, 또 누구더라 어쨌든 넷이 한자리에 모여
이 세상에서 가장 듣기 좋은 소리에 대해 말을 하는데
송강 정철이 “밝은 달밤에 구름이 흘러가다
나뭇가지에 걸려 머무는 소리가 아닐까”하니까
다른 사람이
“허나 단풍이 물든 가을날 원숭이 우는 소리가 아닐까 합니다”
유난히 술을 좋아했던 서애 유성룡은 그 본색을 들어내는데
“음~~ 잠이 덜 깬 새벽에 술독에서 술 걸러내는 소리가
그 소리가 가장 아름답지 않겠습니까???”
이 세 사람보다 후배인 월사 이정구가 점쟎은 체
“뭐니 뭐니 해도 선비의 시 읊는 소리가 아니겠습니까???”하니
짖궂기로 유명하고, 나이도 가장 적은 백사 이항복이
“제가 듣기에는 아름다운 여인의 속옷 벗는 소리가
뭐니뭐니해도 최고가 아닌가 싶습니다.”했다나요....
근데 나도 그거에 동감입니다.....ㅎㅎㅎㅎㅎ~~
옆에 있던 인어공주님이 한 마디 한다.
“그럼 남자 속 옷 벗는 소리는 어떻지요??”
“그거야 소리도 안나죠... 하두 빨라서.....ㅎㅎㅎㅎ~~”
이구 너무 속보였나???
12. 설악산에서 뒤처리는 파리에게......
좋은 명산 절경에 취해 맛깔스런 바람을 반찬으로
새소리를 양념으로 함께하는 점심.
발 빠른 부회장님의 부군께선 도시락을 들고 앞서 갔지만
함께 나누는 풍성한 정으로 주린 배는 차고도 넘친다.
식사 후
아내는 체증이 있는지 몹시도 힘들어하고,
물이 부족한 많은 회원님들이 점점 힘들어함에
역시 인간은 나약한 존재임을 다시 한번 실감한다.
그 힘든 산행 중
아내의 식사를 먼저 가지고 간 부회장님 부군은
행여 식사를 못할까 다시 40여분을 되돌아와
식사를 전해주려는 그 사랑에 다들 감탄을 한다.
오랜 시간의 산행으로 힘들어 하지만
서로 간에 힘이 되어 주는 도타운 정에
그 피로도 점점 씻겨져간다.
힘들이지 않는 총무님의 걸걸한 입담.
“어제 산에서 고구마를 심는데(주:밀어내기 한판)
갑자기 시꺼먼 파리 떼가 순식간에 달려드는데
산이 크니 파리도 큰지 새까마니 고구마는 보이지도 않고
겁이 나서 얼른 일어섰다니까......ㅎㅎㅎㅎ~~“
그 걸팡진 입담을 듣고, 장단을 맞출 수밖에......
“거~ 참~!!! 그냥 가만히 있어도 그럼 뒤처리 다 해줄텐데....
그냥 한꺼번에 달려들어서 싹 빨아대면 깨끗했을텐데......“
이 한마디에 다들 혀를 내두른다.
“아고~~!! 어쩜 저래 둘이 똑같은지......”
갈증에 시달려 체력의 한계점에 도달할 때쯤
많지도 적지도 않게 적당히 흐르는 생수은
하나의 생명수였다고나 할까?
그 맛이 어찌나 좋은지......
옛날 몹시도 지친 나그네가 우물가의 아낙에게 물을 청할 때
바가지에 버드나무 잎을 한두개 띄워 줌으로
물을 급히 마시지 않고, 여유를 갖고 마시도록 했다는데
현대인들의 급한 성격과 절제 할 줄 모르는 것을
산은 아는 지 조금은 참고 기다렸다
숨을 고른 다음 마실 수 있는 만큼의 물을
적당히 흘려 보내는 것은 아닌지...
이것도 자연이 베푸는 하나의 가르침은 아닌지...
“조금은 기다릴 줄도 알고, 여유를 가지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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