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나도 신선이 될 수 있었는데......
가쁜 숨을 내 쉬며 급한 경사를 오르느라
주위를 둘러볼 여유가 없는 산내음 식구들과
눈을 맞추려 [둥굴레] [삽초]가 몸을 흔들어 본다.
20여분의 잰 걸음으로 오르막을 오르고
키 큰 신갈나무와 참나무 숲을 빠져나오자
회장님이 전망 좋은 바위를 차지하고는
카메라를 들고 대기하고 있다.
커다란 산에 몸을 기대로
배꼽 아래는 북한강 물줄기에 몸을 넣은 채,
한 장의 사진으로 추억 한 조각을 만들어 본다.
(사진 3747번)
그 동안 서먹했던 [산길따라][들국화]님 내외,
[빛그림][딸딸모][리아]님과 함께 하는 산행.
그 속에서 서로의 삶을 이야기 하는 가운데
산행만큼이나 쏠쏠하게 재미를 느낀다.
‘다들 나처럼 살고, 다들 그렇게 사는구나~~’
등선봉에 올라 좌우로 돌아보니
큰 산은 작은 산을 업신여기지 않고,
작은 산도 큰 산을 부러워하지 않으며,
적당한 간격으로 비켜서 서로에게 힘이 되어 준다.
‘사람과 자연은 저래서 다르구나’
하늘을 이불로 덮고, 땅을 자리 깔고 누워
먼데 보이는 산을 베개로 삼아,
한 숨 푹 자고 일어나면 신선이 될 것 같은데......
갑자기 신대장님의 하모니카를 한곡 불라는 명이 있어
몇 곡을 불다 보니 신선이 되는 걸 까먹었구나.....
“신대장님~!! 나 신선이 못된 거 책임 져유~~~“
‘산이 참 깊은 곳이구나
저렇게 산이 깊으니 물이 많지....‘
옛날 강원도에서는 아들 셋을 낳아야
자식하고 살수가 있었다는 말이 있다는데....
자식 셋을 낳으면
그 중 하나는 호랑이가 물어가고,
또, 하나는 절에 들어가 중이 되고,
그 나머지 하나가 겨우 남아 부모를 봉양한다나.
이렇게 산이 많고, 깊으니 호랑이가 있었을 테고,
좋은 산을 보며, 마음에 도를 닦지 않을 수 없는데다 절이 많으니
그 중 하나는 중이 될 수 밖에......
헌데 요즘 같은 세상에도 셋중 하나가 남을까??
6. 귀촉도 불여귀......
한참을 둔전거리며 내려오다 보니
세속화 되어가는 요즘의 절과는 사뭇 다른
검소한 모습에 고향집 정취를 주는 흥국사가 있다.
경내에 들어서니 라일락 향기가 얼마나 좋은 지
저 향기를 한 움큼 집어갔으면 좋으련만......
정상을 앞에 두고,
[떠돌이] 형님과 합류하는 지점에
둥지를 틀기 위함인지, 벌레를 잡아먹기 위함인지,
딱딱구리 종류의 새가 나무에 구멍을 파 놓은 것이 보인다.
그 옆에는 조금은 쓸쓸해 보이는 진달래가
마지막 꽃잎을 떨구는 아쉬움에 떨고 있다.
누구의 시인지 기억나질 않지만
문득 떠오르는 싯귀
“두견새야 너는 왜 그리 박정하여
지는 꽃만 슬퍼하고, 낙엽에는 안 우느냐“
[떠돌이] 형님께서 이 말에 부언을 하신다.
소쩍새나 귀촉새, 두견새나 다 같은 것인데
그 울음소리가 촉나라로 돌아갈 수 없음을 한탄하는
소리를 목 놓아 부르짖는 것으로
“귀촉도 불여귀(歸蜀道 不如歸)”라고 하신다.
보통 "소쩍~ 소쩍~! "하고 우는 것 같더니
그 말씀을 듣고 다시한번 생각해보니
정말 "귀촉도 불여귀"라고 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럼 소쩍새는 “유비”의 나라를 그리워하는
새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유비의 삼형제가 도원결의를 맺은 때인
복숭아 꽃이 필 때 우는 것은 아닌지......
(인터넷을 찾아보니 그런건 아니네요..)
어떤 책에선가는
두견새가 밤새 님을 그리며 울다가
피를 토해 낸 것이 참꽃이 되었고
그러기에 참꽃이 있는 곳에 소쩍새가 있다고도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