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창고/인자요산 지자요수

팔영산....

나무소리 2005. 7. 18. 13:12

산행일시 : 2005. 4. 23.

 

마이산 산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편도 네시간 반 정도를 가야하니 냉장고를 뒤져
잠자던 먹거리를 모조리 꺼내오라던 대장님..

주중 접속하면 대화신청을 해
팔영산 산행 졸라 머니께 갈때 기타라도 치면서
지루한 시간 짜집기 해서 잼있게 해봐유하며
그 말더듬이의 독타로 잔뜩 부담을 주던 대장님.

부담 준다고 부담가질 사람도 아니지만...

좌석을 예약하지 못해 함께할 수 없는 옆지기에게
조금은 미안함 마음에 가지고,
그러면서도 자유스럽고 빠르게 산행할 수 있다는
조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집을 나선다.

많은 인원의 동참으로 부족한 자리 탓에
운영진은 서서 가야한다는데
버스안 공기를 여성회원님들 보다 두배 쯤은 더 필요로 하고,
이산화탄소를 두배는 더 뿜어내 버스 오염도를 높이는
산내음 회장님은 어디 낑겨 앉을 수도 없을텐데....

(회장님은 산내음 버스에 환경부담금을 더 내야하는거 아닌가?
하지만, 회원님들을 위해 노심초사 노력하는 것으로
그 비용은 탕감하는 것으로 회원님들이 이해해야할거 같기도 하고......)



평소 별말이 없는 동서는 옆자리에서
공업용본드로 입을 부쳐놓은 건지 한일자로 입을 꽉 다물고 있고,
바로 옆에는 시몬님이 참선하는 자세로 책을 읽고 있다.

언뜻 보니 현대문학 수필집인거 같은데....
나도 읽던 책이라도 가져올걸....
'이성부'님의 "작은 산이 큰 산을 가린다"라는
백두대간 종주의 산행기를 시로 옮긴 그걸 가져오는 건데.....

회장님이 옆좌석에 오더니
"저 동서분이시라고 했죠..????
난 동서랑 같이 있으면 무쟈게 불편한데 친한가보죠????"

이 부분에서 그냥 지나칠 수 없어 한마디 던진다.
"ㅋㅋㅋㅋ 혹시 인간성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구????"
이웃한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공감을 하는지
한꺼번에 웃어주니.....
(허~~ 딥따 뻘쭘허네.....)



전남 지역을 차가 지나면서 동서가 처음 입을 뗀다.
"전라도 지역은 유난히 흙이 빨개요..
철분이 많은 가봐유......"

음~~!!
사람의 생각은 각각 저렇게도 서로 다르구나.

나는 이곳을 오면서
그 옛날부터 받아 온 지역적 설움과 침탈의 역사.
또한, 조정래 님의 "아리랑" "태백산맥" "한강"을 생각하며
한이 많고, 설움 많은 땅에서 당한 고난의
그 아픔을 땅이 알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는데
과학적 사고에 의한 토질의 성분을 가지고 따지니......

(하긴 자네 말이 맞는 거지.
현대는 과학적 진리로 모든 것을 풀어야 하니....)

사람 사는 모양이 이렇지......
같은 것을 바라보고 다른 생각을 하고,
같은 산을 오르면서 다른 느낌으로 산을 보니......




팔영산 주차자에 도착하니
젖갈파는 아주머니를 회장님이 또 부산하게 만든다.
ㅎㅎㅎㅎ 저래 넉살이 좋아야 하는데...
저 넉살이 인간성하고도 관련이 있겠지......

이 맘때 즈음이면 늘상 그러하듯
팔영산 입구에 두릅을 파는 할머니가 손을 저으며,
"이따가 내려갈 때 꼭 여기서 사가......"

'저 할머니의 주름 속에 내어머니의 삶이 얼비친다.
삭정이 처럼 바싹 마른 손을 통해
자신과 한 가정을 일군 삶을 떠올린다.
할머니, 건강하세요....
내년 이 맘때 제가 올 때 오늘의 그 말씀 또 듣고 싶습니다.
쉰 듯하면서도 정감어린 그 말씀을......'

팔영산 정경이 한 눈에 보이는 곳에서
산을 바라본 순간
'허~!!! 산이 이쁘긴 한데 참 작구나 ' 하는 생각이 든다.



몇 발자욱 떼지 않아
몹시도 더운 날씨라고 한마디씩하는데
반팔을 입고 온 나로써는 남들의 더위를 염려하기보다
나의 반팔에 대한 선택에 만족을 했으니
돌아와 이글을 쓰는 시간 생각해보니
나라는 사람도 참 이기적인 인간에 불과하구나...

이러고도 내가 仁者無敵(인자무적)이라니....
대화명을 바꿔야 할까보다......
(이 글을 읽는 분들 고려해주세요.
仁者樂山(인자요산)으로 바꿀까하는데......)

20여분이나 올랐나 싶은데
시원한 바닷 바람이 온 몸을 감싸 안는다.
'어이 시원타~!!!
바람은 여성이니 내 몸은 더 시원할 수 밖에......
배꼽 아래 두 길로 갈리워진 부분을
슬쩍 지나는 바람에 살콤한 소름이 돋는다...
(세 길이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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