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한 사온이라는 말은 옛말로 10여일이 넘도록 추위를 느끼는 이번 겨울은 어딘지 모르게 서글프게 한다. 그나마 엊그제부터 풀린 날씨에 조금 여유가 있지만 아직도 내 귓볼을 어루만지는 찬바람 탓에 아침 역사(驛舍)는 나를 초라하게 만든다..
비질비질 게걸음을 걸으며, 곁눈질로 힐끔거리는 강아지 한마리가 눈인사를 한다..
찬 바람 속 한가운데서 하늘을 올려본다..
하루에 한번쯤은 여유를 갖고 하늘을 봐야하는데 하늘을 언제 봤었는지 별 기억이 없는 것을 보니 참 오랫만에 여유를 갖는 듯 하다.
아!
이렇게 하늘을 볼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허락되고, 아침 밥을 먹고 나면 자리를 털고 일어서 가야할 직장이 있다는 것에 감사를 하며,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는 여유 또한 내겐 과분하기 그지없다.
이런 나
너무 행복한 건 아닌지.....
화장실에 들어서서 내 몸 속의 물을 따라내어 체온 조절을 한다..
인간이 느끼는 욕구 중 가장 강한 것이 배설의 욕구이고, 쾌감 중에 제일이 배설의 기쁨이라는 이야기가 퍼득 머리를 스친다.
'휴~~ 그나마 남자는 다행이다...
이 썰렁한 날씨에 물을 따라 내기가 편하니 얼마나 좋은가.....쩝
이 추운 날 아지매들은 물을 덜어내는 그 과정이 좀 복잡한가....'
일단 허리띠를 풀고, 까 내리고, 추운 날씨에 앉는 순간 썰렁한 바람으로 거의 꼭지를 탈출하려던 뜨거운 물이 도로 들어갈 판일테고.....흠~~~
결국 모든 물을 덜어 냈다고 해도 옷입는 과정 또한 만만 챦을게다... 거기다 올인원까지 입으면 더 힘들고 복잡한 과정일테니 남자의 군 생활 유격 훈련 정도의 심한 에너지를 화장실에 갈때 마다 소비해야하는건 아닌지???
이 생각 저 생각에 머리가 복잡한데 대학교 미팅 때 있었던 일이 생각난다...
좀 못생긴 지지바가 짖궂은 질문을 하는데 거의 내 수준이다....
"남자도 앉아서 오줌 눌수 있나요?" ...하하하하~~
남자들이 전부다 얼굴이 빨개져서 대답도 못하는데 가만히 있을 내가 아니지...ㅎㅎ
"에이~~ 얼굴하고 머리하고 반비례여 정비례여.....
그럼 대변보구 다시 일어나서 다시 소변볼까봐?..
그 쪽은 그래요?"('83년 당시만 해도 거의 대부분 경어를 거의 썼음)
이 한마디로 히트를 쳤던 내가 그 당시 생각에 그냥 잔 웃음을 짓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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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기에 서서 체온 조절도 하구 체내의 물을 덜어내는데 눈 앞에 참 재미있는 문구가 하나 써 있다....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은 눈물만이 아닙니다..
한 발짝 앞으로 더..." (공익광고 협의회)
허~~참
묘한 뉘앙스를 풍기는 말이 참 재미있고, 혼자 미소를 지게 하는 문구다..
‘도대체 뭘 흘리지 말라는 겨....크크크크크~~~~~
조루여 뭐여.....‘
캬~~
저런 말을 쓰는 사람의 아이큐는 도대체 얼마일까?
그 사람 얼굴 좀 한번보고 싶다
그 옆에 있는 말이 또한 내 마음을 싸~~하게 한다.
"아름다운 사람은 그 머문 자리가 아름답습니다..."(좋은생각 제공)
그래.........
내가 어딜 가든지 그 머문 자리를 아름답게 해야할텐데....
이런 사이버 공간에서 보아주는 사람이 없을지라도 그냥 몇줄의 글이나마 올릴 수 있는 이곳에서도 날 기억하는 단 한 사람에게라도 아름다움과 기쁨을 그리고 웃음을 줘야 할 텐데..
내 머문 이 자리가 더욱 아름다워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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