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 07. 7. 28.
산 행 지 : 월악산 (용암봉, 만수봉, 덕주봉)
산행코스 : 만수계곡~용암봉~만수봉~덕주봉~암릉구간~왕관바위~덕주골
산행시간 : 후미기준 9시간30분, 선두 7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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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를 결정함에 있어 산악대장님과 운영위원회의에서
덕주계곡~덕주봉~만수봉~용암봉~만수계곡 으로 결정했으나
입산금지 구역이 있어 은근히 걱정이 된다.
산행 전날 덕주골에 도착해 들머리를 확인하니
입산금지 구역을 지키고 있어 산행코스의 변경이 불가피해
산행 개념도를 만드는데 있어 혼선이 온다.
산행하는 날 아침이면 늘 몸과 마음이 부산하다.
새벽에 인터넷으로 날씨 검색을 하니
20-60미리 정도 비가 예상된다니 안전이 염려되기도 하고,
비가 오지 않을 경우 무더운 날씨로 물이 많이 부족하고
회원들의 산행이 힘들지 않을까 염려해 3리터의 물을 챙긴다.
만수휴게소에 10시경 도착하여 산행을 시작하는데
안개가 많아 들머리에서 별다른 더위를 느끼지 못하고
만수계곡 탐방지원센타 앞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한주일 동안 콘크리트 숲 속의 찌든 때를 날려버리는
만수계곡의 깨끗하고 시원한 물소리에 마음이 가벼워지고,
발걸음 또한 가벼워 진다.
[명경지수]
만수계곡을 위해 만들어진 단어가 아닌가 싶다.
사람이 자신의 모습을 가장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는 때가 있다면
자연 속에서 깨끗한 물에 비친 자기의 모습을 볼때라고 한다.
그러기에 나르키소스는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사모해
결국 상사병으로 죽게 되었고 [나르시즘]이라는 말이 생겨났다고 한다.
만수계곡에 우리의 모습을 비친다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울텐데..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면서 간간히 불어주는 바람으로
잠깐 쉼을 얻을 때면 짜릿한 한기를 느끼는 산행하기 알맞는 날씨다.
산행을 시작한지 불과 10여분 지나지 않았는데도
선두팀과 후미팀은 확연히 구분이 지어지고
후미에선 산친구님의 널널하고 구수한 입담이 힘을 덜어주는데
바람을 타고 은은하게 팬파이프 소리가 마음을 적신다.
선두, 후미가 합류하면서 먹거리가 나뉘어지고
만수휴게소가 내려보이는 조망 좋은 곳에서
사진으로 봉사하는 회원님들은 연신 짝을 지워주는데
나도 하모니카 한곡을 슬프게 바람에 흩어본다.
힘겹게 바위를 감싸안은 적송들을 바라보며
살아가기 위해 척박한 땅에 온몸을 늘려 바위를 부둥껴안고
온몸을 진저리 치다못해 온몸이 비틀려 버린 소나무에서
나는 언제 한번이라도 저렇게 삶에 애착을 가져보았는지
자신을 돌아본다.
한번쯤은 저렇게 사랑도 해야 하고,
삶의 목표를 위해 뛰면서 살아봐야
저 소나무처럼 아름다울 텐데......
1시간여를 오르다보니 용암봉에 도착한다.
넓게 펼쳐진 전망바위에서 실루엣으로 살아움직이는
만수봉과 포암산의 운치있는 자태에 시원함을 느껴
[명태]를 한곡 부르고나니슬쩍 불어오는 바람에 한기가 느껴진다.
가파른 경사로를 내려가 중간에서 떨어졌던 키다리 부부를 만나
기쁜 재회를 하고 다시 20여분 올라가니 만수봉이다.
정상에서 허기진 배를 채우는 식사시간은
맛깔스런 음식을 먹는다기 보다는
서로의 속깊은 정을 나누는 행복의 나눔시간.
풍성한 반찬과 과일, 커피에 간식까지.....
만수봉에서 좌측으로 10여분을 진행하다
좌측 입산통제 구역을 슬쩍 넘어 덕주봉을 향하는 길이
초입은 조릿대인 산죽 숲을 헤치고 들어서야 하고,
조금 지나 갈참나무와 신갈나무 숲을 지나면서 평범하기만 한 길을
30여분 진행하다보니 어느 듯 덕주봉에 도착하니 돌탑이 우릴 반긴다.
사진 한장을 남기고 몹시 가파른 하산 길을 지나면서
넓게 펼쳐진 암릉과 함께 이리저리 온몸을 휘돌리고
그것도 부족해 고개를 좌우로 비틀며 운치있게 어우러진 소나무들이
의젓한 모습으로 산을 지키고 있다.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킨다는데
못생겼다기보다는 자못 위엄을 갖춘 품위가 느껴진다.
자일을 오르내리면서 서로의 손을 잡아주고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면서 오르내리는 암릉에서
산내음의 모든 식구들은 하나가 되고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며 행복해 한다.
좌측으로 용암봉 능선이 짙은 안개로 실루엣으로 나타나고,
우측으론 세워놓은 톱날처럼 보일 듯 말 듯한 영봉능선이
조금 답답하게 느껴지지만 또 다른 운치있는 모습이다.
“이그 보여 줄라믄 홀딱 벗고 주지”
한번의 헛소리로 웃음을 자아내지만
시원하게 조망이 열린다면 그 더위를 어찌 감당했을까?
자일을 잡고 오르내리기를 몇차례를 반복하며
힘겨워하는 회원님들을 위해 제삿날 갱물 마신 허방한 사람처럼
산친구님은 연신 재미있는 말로 웃음을 선사한다.
마지막 조망처 왕관바위에 자릴 잡고 앉아
시원한 바람 한자락을 맛보니 그 맛이 천하일미라.
하산 길 마지막에 초라한 무덤하나가 있다.
그저 웃고자 “아이고 아이고”곡을 하는데
모든 회원들이 물이 부족하다고 안타까워한다.
“엥?? 나한테 물이 아직도 1리터쯤 남았는데......”
넉넉하게 물을 챙긴 덕에 부족하지 않게 나눠 마시고
주차장에 도착하니 시원한 맥주와 수박이 우릴 반긴다.
10여분의 잠깐의 물놀이로 하루의 피로를 씻고,
시원한 맥주와 수박으로 갈증을 풀어내니
이 하루가 내겐 더없이 행복한 추억으로 남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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