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창고/인자요산 지자요수

천등산(완주)-07.8.6

나무소리 2007. 8. 10. 11:07
 

산행일자 : 07. 8. 6

산행시간 : 총3시간 25분 (점심시간, 휴식시간 포함)

날씨 : 출발당시 폭우가 쏟아졌으나 정상 도착했을 때 갬


11:45 - 들머리 고산촌에서 산행시작

12:22 - 산죽능선 지나 왼쪽 전망바위도착

12:33 - 첫 능선 전망바위도착

12:40 - 약5미터 로프 지대(거의 직벽)를 지나면 능선

13:00 - 천등산 정상도착(돌무더기에 나무표지석)

13:45 - 하산길 자일이 끊겨져 있고 두갈래 길이 있어 산내음표지기 부탁

14:05 - 대슬랩 도착

14:23 - 마지막봉우리 갈림길에서 되돌아와 우측능선길 선택

14:57 - 계곡 도착(계곡과 폭포가 장관-오전 비가 많은 탓인 듯)

15:25 - 계곡에서 씻고 즐김

15:38 - 큰 도로 도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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몹시 비가 퍼붓지만 집에 있기 그저 답답하다.

산행지도를 뒤적이다 완주 천등산을 향한다.

대둔산을 지나 들머리인 고산촌에 도착했을 때도 억수같이 비가 퍼붓는다.


좀 덥지만 고어텍스 바지를 입고, 우중산행을 한다.

빈산에는 억수로 퍼붓는 빗소리와 천둥번개가 은근히 위협하고

음산한 가운데 피어오르는 물안개 속에 조릿대 사이에선

마치 귀신이라도 손을 쑥 내밀어 내 발을 잡고 같이 가자고 할 듯한 느낌이다.


완만한 경사를 10여분 오르니 그보다 약간 경사가 있는 능선길이 나오면서

15분 정도를 더 진행하다 산죽능선을 약5분이 지나면서 갑자기 된경사가 나오는데

고어텍스 바지가 어찌나 덥고 불편한지.


별 생각이 없이 조금은 힘들게 걷다보니 산죽으로 덮인 가운데 우측바위가 보이고

그럴 듯하게 자리잡은 소나무가 여유있게 서있다.

길은 없지만 그냥 지나칠수는 없어 들러보니 대둔산 남릉이 희미하게 눈에 들어온다.


까꿀막진 경사로를 10여분도 채 못가 시원한 전망바위가 나온다.

어찌나 바람이 시원하고 트여진 시야가 시원하게 느껴지는지 숨을 고르고

5분정도 진행을 하니 흙과 바위 몇 개가 뒤범벅이 된 곳에 5미터쯤 되는 자일이 있다.

어찌나 길이 미끄럽고 자일의 촉감이 기분이 나쁜지....

아니나 다를까 장갑을 끼지 않은 손이 살짝 바위에 스쳤는데 허물이 벗겨져 피가난다.

(우쒸~~풋 감먹고 얹힌 거 마냥 졸라 찝찝하네...)


15-20분쯤 능선을 따라 가다보니 어느 새 정상이다.

누가 쌓았는지 모를 잔돌을 쌓은 곳 위에 초라한 나무에 천등산 정상목을 세워놓았다.


비는 개어 화창한 날씨로 돌변했으니 혼자 쭈구리고 앉아

꾸역꾸역 목구멍에 밥을 밀어 넣는데 그 맛이 일품인데 양이 적다는 생각이든다.


[귀신이 붙어야 굿판을 벌리고,  꽹과리가 있어야 풍물을 친다]고

누가 있어야 좀 쉬면서 정상에 선 기분을 만끽할텐데 혼자서는 산타는 재미만큼

쉬는 재미나 먹는 재미가 별 볼일이 없다.


15분 정도 있다가 정상을 출발하다가 30분 정도 앞 봉우리를 향해 진행하다보니

하산길 자일이 끊겨져 있어 갈림길에 산내음 표지기를 붙여놨다.


20분도 채 못가니 시원한 대슬랩이 멋지게 펼쳐져 있어 퍼질러 앉아보니

북쪽으로 대둔산 남릉이 의젓하고 멋스럽게 다리를 뻣고 있고

마천대의 흉물스런 철조탑이 희미하게 보인다.


앞쪽 능선과 사이에 가건물이 서너개 서있고, 밭을 갈고 있는 사람이 보이는데

하우스에 시커멓게 햇빛가리개를 씌운 가건물도 몹시 눈에 거슬리고

밭을 가는 모습이 보나마나 뻔한 짓을 또 한다 싶다.

이제 2-3년 후면 가건물을 졌다는 이유로 허름한 암자하나 짓고

돈이 좀 들어오면 절하나 세우고 거기다가 또 입장료를 받을 뻔한 계산속이

은근히 짜증나게 만든다.


하모니카 한곡을 바람에 날리면서 남쪽으로 알지 못하는 산이 보이고

서쪽으로도 산능선이 기막히게 펼쳐져 있는데 그 사이에

운해가 이리저리 피어오르는 모습은 장관이다.


20분쯤 진행을 해서 마지막능선에 도착을 해 하산하려다 보니

아무래도 급하게 떨어지는 경사에 차량회수에 문제가 있을 것 같아

우측으로 보이는 능선을 타기로 하고 갈림길로 되돌아와 우측능선을 택했다.


우측능선이라고 해도 나무숲이 우거져 좌우측의 조망이 보이질 않고

10여분 지나니 습한 계곡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데 급경사에

몹시 심한 너덜겅이 몹시 미끄럽고 어찌나 하산길이 나쁜지......


10여분 더 진행을 하는데 큰 민달팽이가 바위에 붙어있는데 어찌나 흉물스러운지

소름이 오싹 돋는데 바로 앞에 직벽에 자일이 매어져 있다.

90도 정도가 아닌 100도 정도의 안으로 들어간 바위는 몇 개의 큰 돌이 엉클어진

화강암 재질로 미끄러지진 않지만 몹시 불편하게 느껴지는데

자일을 잡고 하산하면서 아차하는 순간 우측손등이 바위를 쓱 문지르는데

두 군데가 또 한번 다시 상처를 입게 됐다.


이런 젠장~~! 장갑을 낄걸.....


내려오는 동안의 길은 급한 경사에 아주 심한 너덜겅으로 흙은 볼 수가 없는데

시원한 물소리가 하산이 거의 끝날 때가 되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계곡에 도착하는데 맑은 물이 어찌나 시원하게 흐르는지

펄떡 뛰어들고 싶은 충동이 심하지만 얼마나 더 가야 목적지인지 몰라

좀더 내려가다 보이 계곡 위쪽으로 멋진 폭포가 흘러내린다.


조금 올라가 10여 미터는 됨직한 폭포를 올려다보면서 시원함을 만끽하는데

옆에 촛불을 켜놓고 누가 지성을 드리는 건지 지저분하게 어질러 놓은 것이

어찌나 맘을 상하게 하는지......


계곡을 따라 내려오다보니 맑은 물에 시원함이 보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5분쯤 지나 왼쪽 계곡으로 빠지는 길이 있어 그곳으로 들어가니

널찍한 계곡에 누군가 지성을 드린 흔적이 있고 퍼먹고 마시던

놀던 흔적이 눈살을 찌뿌리게 하면서도 물에 들어가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아무도 없는 빈산에 옷을 훌훌 벗어 던지고 물속에 들어가니

하루의 피로는 온데간데없고 산을 떠나는 아쉬움이 주위를 맴돈다.


거기서 10분도 안되는 거리를 걸어 나와 큰 개울을 건너니 목적지 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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