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마당/삶을 노래하며

아들 군대 가는 날 2) - 할머니와 손자

나무소리 2006. 6. 14. 16:54

평소와 조금도 다를 바 없는 아침상을 놓고,

입맛 없다고 마다하는 아들에게

“군대가서는 맛보기 어려운 된장국이니 먹어둬.”하니

별맛 나지 않는 밥을 꾸역꾸역 입으로 몰아넣는다.


답답함이 함께 씹히는 아침밥이라 그런지

목구멍에 넘기기가 덜 삶긴 보리밥만큼이나 껄끄럽다.


모든 준비가 끝났다고 나서려는 아들에게

“집에서 예배를 드리고 가.

 찬송가 343장을 같이 부르자.”


나의 갈 길 다 가도록 예수 인도하시니

내 주 안에 있는 긍휼 어찌 의심하리요

믿음으로 사는 자는 하늘 위로 받겠네

무슨 일을 만나든지 만사형통하리라(x2)


나의 갈 길 다 가도록 예수 인도하시니

어려운 일 당한 때도 족한 은혜 주시네

나는 심히 고단하고 영혼 매우 갈하나

나의 앞에 반석에서 샘물 나게 하시네(x2)


나의 갈 길 다 가도록 예수 인도하시니

그의 사랑 어찌 큰 지 말로 할 수 없도다

성령 감화 받은 영혼 하늘나라 갈 때에

영영 부를 나의 찬송 예수 인도하셨네(x2)


“어머니가 기도 하세요”

틀니를 빼 놓으신 탓에 어눌한 발음으로

“이제까지 건강하게 키워주신 은혜를 감사하며,

제대하는 날까지 지켜 보호해주심을 믿는다“는

뼛속 깊은 곳에서 퍼 올리는 기도를 드린다.


“성경말씀은 여호수아 1장 5절부터 11절까지 보자”

너의 평생에 너를 능히 당할 자 없으리니

내가 모세와 함께 있던 것같이 너와 함께 있을 것임이라

내가 너를 떠나지 아니하며 버리지 아니하리니.

마음을 강하게 하라 담대히 하라

(중략)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에게 주사

얻게 하시는 땅을 얻기 위하여 들어갈 것임니라 하라.


“이 말씀은 모세가 죽기 전 여호수아에게 한 유언으로

가나안 땅에 들어갈 때 닥쳐오는 어려움 앞에

하나님의 말씀을 귀 기울여 듣고, 강하고 담대하게 나갈 때

승리할 수 있다는 말씀이니 꼭 명심하길 바란다.“


잠깐 드려지는 예배가 아들의 귀에 들리지 않겠지만

군에서 힘들고 어렵거나 마음의 상처가 있을 때

뒤에서 기도하고 있는 할머니와 부모를 기억하라는 생각에서

잠시 예배를 드렸다.


“할머니에게 절하고 가야지”


엎드려 절하는 모습이 몹시 쓸쓸해 보이고,

그 모습에서 내 가슴이 후끈 달아오른다.

엉거주춤 안절부절하는 어머니의 입에서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한마디 말이 터져 나온다.

 

“잘 갔다 와!”하는 눈물 글썽이는......

 

(3편으로 이어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