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브래지어
- 박영희-
누구나 한번쯤
브래지어 호크 풀어보았겠지
그래, 사랑을 해본 놈이라면
풀었던 호크 채워도 봤겠지
하지만 그녀의 브래지어 빨아본 사람
몇이나 될까, 나 오늘 아침에
아내의 브래지어 빨면서 이런 생각해보았다
한 남자만을 위해
처지는 가슴 일으켜세우고자 애썼을
아내 생각하자니 왈칵,
눈물이 쏟아져나왔다
산다는 것은 이런 것일까
남자도 때로는 눈물로 아내의 슬픔을 빠는 것이다
이처럼 아내는 오직 나 하나만을 위해
동굴처럼 웅크리고 산 것을
그 시간 나는 어디에 있었는가
어떤 꿈을 꾸고 있었는가
반성하는 마음으로 나 오늘 아침에
피존 두 방울 떨어뜨렸다
그렇게라도 향기 전하고 싶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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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브레지어와 속옷가게에 걸려있는 브레지어.
음식을 배달하면서 앉은뱅이 상위에 음식을 내려놓을 때
풍년 박만큼 큰 종업원의 가슴 위를 덮은 브레지어를 볼때
느껴지는 다른 느낌들......
내가 속물이구나......
나만 그럴까??????
그 모든 것을 다 빨아낸 주인공이 혹시.... 나???
더 이상 빨아낼 것이 없어 덮어둔 것은 아닌지??
내가 빨아내기 전
나를 위해 보관하는 도구였던 것이
이젠 그 초라함을 덮는 무감각한 것으로 바뀐 것은 아닌지
음식을 배달하면서 앉은뱅이 상위에 음식을 내려놓을 때
풍년 박만큼 큰 종업원의 가슴 위를 덮은 브레지어를 볼때
느껴지는 다른 느낌들......
내가 속물이구나......
나만 그럴까??????
그 모든 것을 다 빨아낸 주인공이 혹시.... 나???
더 이상 빨아낼 것이 없어 덮어둔 것은 아닌지??
내가 빨아내기 전
나를 위해 보관하는 도구였던 것이
이젠 그 초라함을 덮는 무감각한 것으로 바뀐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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