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지
-오탁번-
할머니 산소 가는 길에
밤나무 아래서 아빠와 쉬를 했다
아빠가 누는 오줌은 멀리 나가는데
내 오줌은 멀리 안 나간다
내 잠지가 아빠 잠지보다 더 커져서
내 오줌이 멀리멀리 나갔으면 좋겠다
옆집에 불 나면
삐용삐용 불도 꺼주고
황사 뒤덮인 아빠 차 세차도 해주고
내 이야기를 들은 엄마가 호호호 웃는다
-네 색시한테 매일
따스운 밥 얻어 먹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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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탁번 선생의 글..
굳이 생각하면서 읽을 필요가 없다.
[굴비]가 그러하듯
성을 통해 삶의 아픔을 노래하고,
무지로 인한 순수를 이야기하고......
난 매일 따스운 밥을 얻어 먹기나 하는지..
찬밥을 먹을 때면 난 이 글을 떠 올린다.
추운 날 등산갔다가 일을 끝내고
주루루 허벅지를 적시는 날이면
더욱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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