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은 꽃으로 웃는다는 말이 있다.
이 작은 꽃 한 송이를 통해 마른 땅이 살아있음을 느낀다.
문득 누구의 시인지 기억되지 않지만 '제비꽃'이라는 시가 생각난다.
허리를 굽혀야만 볼 수 있는 꽃
자세히 보지 않으면 보이지 않으면서도
허리를 굽히면 환하게 웃어주는 꽃이라는....
이 꽃을 보면서 나 자신을 낮춰본다.
나를 낮추니 쉼이 되고, 아름다움이 보인다.
나도 너도 행복하다.
동석산을 지나 땅을 밟으면서 보니 온통 꾸찌뽕 나무다.
가을 쯤 오게 되면 꽤 많은 오디를 딸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당뇨, 고혈압에 좋다고도 하고, 마치 만병통치약처럼 여겨지는 꾸찌뽕이 이렇게 많다니......
큰 애기봉에서 바라보는 세방낙조방면의 조망이 장관이나.
넓은 바다에 섬하나 떠 있지 않다면 얼마나 무료할까?
아니 어쩌면 삭막할지도 모른다.
여백의 미가 아름답다지만
적당한 공간의 채움은 또 다른 아름다움이다.
그저 빽빽하지 않으면서도 적당한 배치의 바다조망이 더없는 멋의 여유를 준다.
어느 화가의 공간배치가 이렇게 자연스럽고 아름다울 수가 있을까?
하나님의 창조 섭리가 놀랍고, 자연의 공간 미가 그저 감동이다.
하산길은 동백꽃이 이제 망울을 터뜨리고 벙긋이 웃고있다.
환하게 웃지 못하고 벙긋이 웃는 모습이 자못 아프고 슬프기도 하다.
동백꽃은 꽃잎이 하나하나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꽃이 송이째 뚝뚝 떨어진다.
그래서 더 아프고 슬픔으로 다가온다.
팽목항에서 채 피지도 못하고 뚝 떨어진 우리의 천사들이 있어
더 아린 슬픔으로 다가온다..ㅠㅠㅠㅠ
하산하는 마지막 지점 펜션에 그럴 듯한 시 한편이 나를 반긴다.
많이주고도 받지 않는 게 사랑이라는 말에 고개가 푹 숙여진다.
난 주고도 받지 않고 서운해하지 않았던가?
나를 반성한다.
아~~ 난 진정한 사랑이 아니었는지도 모른다.
언제나 주고 받으려 했던 것은 아니지만 마음만은 받고 싶었던 것.
그것 역시도 사랑이 아닐 수 있는거구나.
품앗이라는 말이 가슴에 남는다.
사랑과 품앗이....
이름모를 작은 들꽃이 환한 햇살에 살포시 웃어준다.
그래,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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