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시 : 2016. 3. 3
산 행 지 : 진도 동석산
산행코스 : 교회 ~ 암릉 ~ 동석산 ~ 헬기장 ~ 작은 애기봉 ~ 큰 애기봉 ~ 세방낙조 전망대
산행시간 : 3시간 20분
봄이 코 앞에 있음을 느끼며, 봄 맞이를 간다.
길고 긴 차량 이동 시간을 염두에 두면서도 발길에 닿는 암릉의 촉감을 떠올리며,
봄을 맞으러 가고, 동백이 그립기도 하다.
다섯 시간에 걸친 버스 시간이 짜증스럽기도 하지만
그나마 좋은 이웃이 나눠주는 넉넉한 마음씨에 힘든 시간이 정감으로 다가온다.
옛 말 그른게 없다.
'명당고르지 말고 이웃고르라'는....
눈 앞에 보이는 바위를 올라야 한다.
발길에 닿는 촉감이 참 좋다.
산 아래 파란 밭에는 봄똥이라는 배추와 양파가 심겨져 있다고 한다.
물론 직접 확인한 것은 아니고 어느 산님이 하는 말을 들었다.
멀리 밭이 끝나는 지점으로 쭉 연결하면 그곳이 팽목항이란다.
작년 아직 피어보지도 못하고 진 꽃들....
지나온 길이 참 정감있다.
마치 어린시절의 추억처럼......
인간의 힘이 위대하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아름다운 자연에 편안함을 위해 철주를 박고, 계단을 설치하고....
이건 위해함이 아니라 무모함이다.
꼭 그래야만 하는건지......
창조의 섭리를 거스르는 것은 아닌지.....
우리 선조들은 그럴 능력이 없어 안했던건 아닐텐데.....
정상을 못미쳐 멀리 보이는 팽목항을 바라보니 김창환님의 '노란리본'이란 노래가 생각난다.
'너를 사랑해 목소리 듣고 싶어~
가슴에 매달린 노란리본~~
푸른하늘도, 초록나무도, 활짝 핀 꽃도 장식품 같아~~"
참 가슴아픈 역사의 한 장이다..
동석산 정상표지석이 꼭 산의 해발 높이 만하다.
그래 뭐든 크고 높은 게 좋은 건 아니지.
작은 것이 더 아름답다는데 넌 참 적당하구나.
누군지도 모르시는 분의 사진을 찍어드리니 한 장 찍어주신단다.
몇 장을 이리저리 찍어주시는데 그나마도 이 사진이 맘에 든다.
작은 표지석만큼 내 키를 낮추니 편안한 걸....
어딜가도 나를 좀 낮춰야 할텐데....
동석산 정상에서 바라본 내가 가야할 길이다.
그리 길지 않은 산행이 많이 아쉬울 듯하다.
가장 멀리보이는 뒷 봉우리가 큰 애기봉이다.
조망 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점심 먹을 생각을 한다.
반찬은 고추장에 멸치가 전부지만
눈이 호강하고, 봄 향기로 코가 호강하고,
폐부 깊숙히 닿는 맑은 바닷바람과 어우러진 산바람이 반찬이지.
'이제는 홀로 밥을 먹지 않게하소서'라는 정호승님의 시어 속에
난 그저 홀로 밥을 먹게 해도 감사하다는 생각을 한다.
이렇게 멋진 풍광이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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