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창고/인자요산 지자요수

지리산(150203)

나무소리 2015. 10. 6. 11:10

산행일시 : 2015. 2. 3

산행코스 : 지리산 백무동계곡 - 하동바위 - 장터목대피소 - 촛대봉 - 제석봉 - 통천문 - 천황봉 - 한신계곡

 

 퇴직후 지루한 일상

마음의 여유가 불확실한 미래와 불안정한 생활에 무조건 떠나고 싶다.

나를 인정해 주기바라거나 이해를 바라는 것은 아니지만

있는 그대로를 인정해줄 곳은 역시 산이겠지...

 

 백무동계곡을 지나 하동바위쯤에서 부부는 아닌 듯한 중년의 남녀를 마주치며 은근 부럽다.

간단한 눈인사를 나누자 간식을 나눠주시니 어찌나 감사한지.

이른시간 세석을 지나 장터목에 도착해 저녁으로 라면을 끓여 먹고나니 산행 중 만났던 두 분이 올라온다.

푸짐한 저녁을 차리는데 삼겹살 주물럭과 엄청난 먹거리 소주..

혼자 다니는 간편함에는 늘 산 사람에게 신세만 지는 미안함이 간편함보다 더 큰 무게로 자리잡고 있다.

 

 잠자리가 바뀐데다 뒤늦게 마신 커피와 설 취한 술탓에 잠 못드는데

옆자리에 누운 산객의 엄청난 코고는 잠드는데 또 다른 훼방꾼으로 등장 결국 한잠도 자지 못했다.

 

 새벽 3시 30분 아직도 일출이 멀었건만 주섬주섬 짐을 꾸리고

4시 천황봉의 일출을 보기 위해 출발.

쌀랑한 새벽공기에 밤을 지킨 달이 구름 속에서 빼꼼히 눈 인사를 한다.

'풋~~ 너 못 잤지'

 

 아무 생각없이 걷는 새벽 지리산길

앞, 뒤에서 천황봉을 향한 흔들리는 불빛들이 일출의 기대감을 더욱 부풀린다.

천황봉에 도착하니 아직도 일출은 1시간 30분이 넘게 남았다.

 

 어찌나 춥던지 혼자 뛰고, 이리저리 몸을 움직여보지만 일출에 대한 기대를 포기하고 싶을 만큼

춥고도 답답한 기다림.

복잡하고 힘들었던 마음의 짐도 극심한 추위와 기다림 속에선 아무 생각이 없다.

 

 그런 기다림 속에서 일출을 맛본다.

많은 사람은 뿌듯하다하고 가슴이 벅차다고 한다.

헌데, 난 왜 이리 허무하지?

산에 너무 익숙해져버린 탓인지도 모르지만 어쩌면 내 마음이 아니 영혼이 피폐해진건 아닌지......

 

 문득 떠 오르는 사람이 있다.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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