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마당/삶을 노래하며

엄마일기(5월1일)

나무소리 2014. 5. 1. 13:13

점심을 드리러 엄마방에 들어가니

차고 계시던 기저귀를 뜯고 앉아 계신다.

"일어나셨어? 엄마, 이거 왜이래?"

"몰라"

"모르면서 왜 이랬을까? 심심했나? 내가 누구야?"

"아들.."

"엄마가 그래도 괜찮아 뭐든 엄마 하고 싶은대로 해

 한번도 엄마하고 싶은 거 못해보고 살았잖아"

 

 어머니 눈가가 촉촉히 젖는다

점심으로 사골국에 밥을 말아 가기고 가

기도를 하자고 하니 멀쩡하신 듯 기도하신다.

식사기도를 마치고 나니 "아멘" 하신다.

'아멘' 할 수 있는 것만으로 어찌나 감사한지..... 

 

"아들이 밥 먹여 드리니 좋지?"

고개를 끄덕이신다.

"더 드실랴?" 눈가가 촉촉하니 그만 드신단다.

 

 잠깐 정신이 돌아왔는지 잠시 전의 행동에 스스로도 답답하신 듯

초점없는 눈이 촉촉히 젖어 힘들어 하신다.

어머니 눈가가 짓물러 있다.

 

 "엄마, 내가 안약 넣어드릴께 누워봐"

눈에 안약을 넣어드리며, 우리 엄마 참 이쁘네..

"아들이 약 넣어주니 좋지?"

 

 안약과 함께 눈물이 주루룩 흐른다.

"엄마, 괜찮아. 엄마가 있어 좋아"

 가만히 눈을 감고 계시지만 자꾸 눈물이 옆으로 흐른다.

 

 화장지로 눈물을 찍어내며,

내 눈물도 찍어 낸다.

 

 엄마와 나에게 눈물은

서로에게 감사이고,

서로에게 미안함이고,

사랑에 대한 약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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