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추적추적 비가 내렸다.
지친 몸으로 책을 몇 장 넘기다 픽~ 쓰러져 잠이 들었다.
깨어보니 아침
빗소리는 여전히 귓전을 울리고....
기차는 내게 편안함과 안도를 준다.
내수를 지나면서 드문드문 쌓인 눈이 보이더니
증평은 설국으로 변한 또 다른 세상이ek.
아름답다는 것.
살아가는 게 늘 그럴 순 없다.
저 눈 속에는 수많은 상처로 얼룩진 아픔과
그 아픔을 못 이겨 뒤척이는 상처와
영원히 지울 수 없는 고통의 문신들이 있을게다.
또 그 속에는
새로운 생명을 꿈꾸는 씨앗들과
아름다운 세상을 기대하는 또 다른 그 무엇도 있으리라.
도안을 지나 한계령 터널까지는
동화 속 나라,
꿈의 나라.
터널을 빠져나오는 순간
상처와 아픔과 고통의 문신들이 모습을 드러내지만
생명의 씨앗과 또 다른 무엇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충주역을 빠져 나오면서
이 열차를 얼마나 더 탈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본다.
그리 길지는 않을게다.
어쩌면 1년,
어쩌면 3년 더,
어쩌면 5년 더.
그리 큰 미련이 없지만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손님이 떠났다고 여관이 없어진 건 아니지.
오늘의 기억,
지금 이 시간의 생각.
몇 일 지나면 잊혀지겠지만
마음 깊숙히 갈무리하고 싶어 몇 자 적어본다.
세상은 그런 걸 거야.
삶은 그런 걸 거야.
그냥 기차를 타고 한번 쭈욱 지나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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