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마당/삶을 노래하며

눈물감동이 된 [푸른예술제]

나무소리 2013. 11. 5. 15:18

 “푸른예술제

충청북도가 주최한 소외계층 청소년들의 예술제의 이름이다.

 

일반적으로 자녀들이 예술제나 어떤 행사에 참가한다고 하면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무리 바빠도 참석해 꽃다발을 사들고,

가족 뿐 아니라 지인들까지 함께해 공연장은 장사진을 이루게 마련이다.

 

헌데 어제 충청북도가 주최한 푸른예술제는 말 그대로

소외계층 청소년들의 예술제는 말 그대로 소외계층 예술제였다.

출연진의 부모들도 찾지 않는데 관객이 있을 리 없고,

도 주최 행사라고 하지만 지방지 기자마저도 찾아 볼 수 없었다.

 

객석에는 출연진들과 아이들을 돌보기에 바쁜 담당 선생님들과

자원봉사자들만 동동 거리며, 이리저리 분주하고,

행여 아이들이 마음이라도 다칠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 눈물겹다.

 

첫 번째, 청주맹학교 학생의 피아노 독주가 매끄럽게 끝나고,

두 번째 공연 요셉의 집지적장애인들의 난타공연.

지적장애로 북을 치기가 거의 불가능한 학생들에게

선생님의 눈물겨운 지휘는 난타공연의 완성도나 예술성보다

그 동안의 힘겨운 노력에 대한 녹아내림의 북소리로

제 멋대로 마구 두드리는 난타는 눈물없이는 볼 수 없는 감동의 드라마였다.

 

공연이 끝나자 10명의 아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선생님

품으로 달려가 잘했다고 칭찬을 해달라는 모습을 보는 순간

참았던 눈물이 왈칵 솟는다.

옆에 앉아있는 우리 복지관 아이들도 숙연해진다.

 

다음 순서로 숭덕재활원의 지체장애인들 9명의 [솜사탕]

탬버린 하나를 뒤집어 들기도 어려운 몸으로 탬버린과 트라이앵글을 들고,

선생님의 지휘보다 몇 박자씩 힘겹고도 느리게 연주되는

뇌성마비 장애우들과 휠체어를 탄 장애우들의 연주가 어찌나 눈물 겨운지.

하나의 연주가 끝나고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의 합창이 이어지자

공연장 이쪽저쪽에서 손수건을 꺼내 훌쩍거리는데

내 눈에도 눈물이 주루룩 흐른다.

 

하나님, 정말 여기 있는 우리는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습니까?’

 

네 번째, 내가 맞고 있는 서부사회복지관의 [느티나무교실 친구들]의 기타연주.

앞에서 받은 감동의 감정을 갈무리 하지 못한 채 8명이 자리를 잡았다.

첫 곡으로 개구장이를 연주하자 관객이 하나가 되어 박수치며 노래하다

두 번째 곡으로 어머니 마음을 연주하는데 내 눈에서 눈물이 왈칵 솟는다.

어쩌면 여기 함께한 모든 이들의 마음이 어머니 마음이 아닐까?

 

자리에 돌아와 앉자 교육담당 복지사와 관장을 포함한 직원들이

장미꽃을 한 송이씩 포장해 선물을 내민다.

아이들에게 잘했다 칭찬하자 스스로 대견스럽게 여기는 모습이 참 다행이다.

 

다음 꽃동네학교의 [난장판]

휠체어를 나고 나온 신체장애우와 지적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나는 나비]라는 화음은 맞지 않지만 꿈과 희망의 외침.

날개를 활짝 펴고 세상을 자유롭게 날 거야.

노래하며 꿈꾸는 나는 아름다운 나비~~”라는 노랫말에서 또 다시 눈물이 난다.

 

여섯 번째, 마리아의 집 [행복한 종소리]의 핸드벨 연주.

모두 힘겨운 청소년기를 겪어야 할 나이에 지적장애로 아무것도 모른 채

마냥 즐거운 표정으로 환하게 웃는 모습 속에서 천사를 본다.

그 모습에 눈물이 나지만 내 마음은 더욱 맑아진다.

저들이 천사다.

 

일곱 번 째, 지적장애 및 자폐성 장애인우의 보듬의 집 [보듬댄스]

8명이 댄스 스포츠의 자이브를 지도하는 선생님은 혼신을 다하는데

학생들은 무표정한 상태에서 자신이 뭘하는지 모르고 있다.

많은 사람 앞에서 당황해 하는 모습 속에 또 다시 가슴이 미어진다.

 

공연이 끝나자 하나같이 선생님 품에 달려드는 아이들.

세상에서 바보라고 하지만 그들을 이 땅의 천사로 여기는 선생님들.

그들은 선생과 제자가 아닌 수호천사와 아기천사들인걸......

 

그 뒤로도 도깨비지역 아동센타의 그림자극과

용암사회복지관의 월드비전밴드의 매끄러운 공연이 이어졌지만

앞에서 어수선한 공연이 내겐 더 아름다운 공연으로 기억되는 건 왜일까?

 

하나님, 정말 여기 있는 이들이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들입니까?’

라는 질문에 답을 얻었다.

그렇다. 저들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났다.

그러기에 이 자리에 함께해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마음이 따뜻해지고.....‘

 

소외계층 청소년들의 예술제..

이 사회가 그들을 소외시킨 건 사실이지만 용어까지도 그래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