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왜 이렇게 됐는지..
아침 출근 기차 안..
늘 대전에서 통학하는 성심학교(장애인 농아학교) 2학년 학생이
차 안에서 불안한 눈빛으로 손을 내 저으며 여기저기를 쳐다본다
누군가 도와주기를 바라는 불안한 눈 빛으로.....
몇 발짝 앞에는 청주역에서 J읍까지 통학하는
J공업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농아 학생을 나오라 손짓하며 인상을 쓰고,
농아 학생은 안나가겠다고 손을 내 저으며 몹시 불안해한다.
두어 주 전 기차에서 그 농아학생에게 욕을 하며 때리려는 걸 말린적이 있었는데
덩치는 장애학생의 반밖에 안되는데 장애인이라 얕잡아 본 모양이다.
한 달 전쯤 일이다.
150Cm도 채 안돼보이는 그 녀석이
청주역 화장실에서 쓰레기를 버리고 침을 뱉는다고
청주역에서 일하는 70세 가까운 어르신께서 나무라자
인상쓰고 욕을 하며 대들기에 그때도 혼내줬는데
이번엔 또 기차 안에서 말썽이다.
모른척 하고 싶지만 저래선 안되겠다 싶어
"왜 그러냐?"고 말리려는데
"아저씨 왜 그래요? 신경꺼요"
"뭐? 너 뭐라고 했어?"
"신경 끄라고요"
"뭐, 이런 녀석이 다 있어. 너 나랑 싸우자는거냐?"
"신경 끄라고요.. "하더니 밖으로 나간다.
농아학생은 위기를 모면했다 싶은지 내 옆으로 온다.
기차 안에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모두 모른척 눈감고 있다.
대체 세상이 왜 이런거지?
내 자식이 저렇게 해도, 저런 일을 당해도 그럴까?
나와 상관없는 일엔 어른까지도 모두 눈감고 있다.
이래서는 안되는건데......
이럴 때 많은 사람들이 '그래서는 안된다'고 나무라야 잘못을 알텐데
잘못된 걸 알면서도 모르쇠로 일관하며 침묵하는 건 뭘까?
자신의 일이 아니면 모두 무관심한데
왜 나는 참지 못하고 나서게 되는지?
나한테 문제가 있는 건가?....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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