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달만 더 있으면 너를 볼 수 있겠구나.
지금의 힘든 과정 속에 그 날을 기다리는 것이
큰 위로와 작은 희망이 되지 않을까 싶다.
한동안 운동을 하지 않다 어제 13일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시작했다.
운동을 하면서 너 입대 전 체력을 길러야 한다고 운동을 시작했지만
몇 일 하지 못한 생각을 하면서 우리가 계획은 그럴 듯하게 세우고
함께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얼마나 많은지..
헬스 클럽도 그렇고 지리산 종주도 같이 하길 아빠가 원했지만
너도 수리도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 것 같기에 남해라도
3부자가 여행을 하자는 제안에 묵묵부답이라 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
많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살면서 한 것에 대한 후회보다 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더 큰것 같더라.
뭐든 나쁘지 않다면 하고 싶은 것에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는 하나님께 맡기는게 후회가 적지 싶다.
아빠가 산을 다닌지 벌써 20년 가까이 되는구나.
처음엔 멋모르고 경치가 좋아 산을 오르다가
산을 가면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도 풀리고, 자연의 이치도 더러 배우면서
어떤 때는 나 자신을 돌아보기도 하는 그런 것 때문에 산을 찾게 되었고
이젠 매주 산을 가는 것이 하나의 생활이 되었다.
그러면서 근자에 들어 새롭게 느낀 것이
'모든 산은 언제나 하늘을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산은 아래를 향하지 않고 하늘을 향해 위로 솟아있다.
산은 내가 산을 다니기 전부터 그랬었는데 그 동안은 그걸 느끼지 못하다
얼마 전에 혼자 산행을 하다 문득 그런 생각을 하게 됐지.
또한, 산은 얼마나 강직하고 굳센지
바위도, 나무도, 바람도, 구름도 품을 수 있고,
심지어 동물도, 사람도 다 받아들이고 품을 수 있을 만큼
강하고 굳센게 산이더라.
그 산을 한발한발 오르며, 아니 어쩌면 하늘을 향해 오르며
그 동안 너무 잘 먹어 무거워진 몸이 거추장스럽다는 생각과 함께
좀 더 부지런하게 몸을 움직여 살을 빼야겠다는 생각도 하면서
음식이 앞에 있으면 욕심이구나 생각해 좀 적게 먹고,
가까운 거리는 걸어다니고 좀더 부지런해져야겠다는 생각도 해봤다.
어진 사람은 산을 찾는다는데
혹시 그 반대로 산을 오르면 나처럼 가끔 스스로 반성하면서
어질어지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헌데 말이다, 어느 산을 가든 물 없는 산은 없더라.
산이 높으면 높을수록 골이 깊고,
골이 깊으면 깊을 수록 물이 많은게 자연인게지.
어린 애들 조차 다 아는 뻔한 거지만
물은 산과는 반대로 늘 낮은 곳으로 흘러간다.
어떤 경우라도 가장 낮은 곳을 찾아가는 게 물이지.
산이 강직하고 굳세다면 물은 그 반대로
부드럽고, 유연해서 그 어떤 것을 다 업기보다는
그 어떤 것도 다 감싸고 돈다는 사실이다.
물은 자신이 넘지 못할 장벽은 적당히 돌아가고,
넘을 수 있으면 그저 아는듯 모르는 듯 슬쩍 타고 넘어가고,
적당한 공간이 있으면 스며들든 어쩌든
낮은 곳을 찾아 가는 게 지혜만큼은 물을 따를 수가 없지.
그래서 낮은 곳을 찾는 물의 부드러움과 지혜,
그 유연성과 포용성을 옛 선비들은 알고,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찾는다는
지자요수라는 말을 만들어냈는지도 모른다.
글쎄 '산이 좋다, 물이 더 좋다'의 어떤 이분법적인 논리가 아니라
사람은 산과같은 강직함도 있어야하고,
물과 같은 부드러움의 유연성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지금 훈련소에서 힘든 훈련을 받고,
자대배치를 받아 군 생활을 하면서 꼭 명심할 것은
너무 강직해서만도 안되고 너무 유연하기만 해도 안된다.
그 두가지를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판단해서
불의와는 타협하기 보다 산과 같은 강직함으로 맞서되
반드시 상처를 어루만져주는 착한 마음이 있어야하고,
아무리 정의라고 해도 일을 추진하는데 감수해야할 것이 너무 많다면
물과 같은 유연성으로 모든 것을 포용하면서
지혜롭게 해야한다는 생각을 염두에 두기바란다.
편지가 길어졌구나
늘 건강 조심하고,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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