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입대한지 꼭 한달이 됐다.
한 달이라는 시간이 네게 있어서 무척 길게 느껴졌겠지만
앞으로 한 달 후면 널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길지만은 않다는 생각이다.
이번 주 훈련4주차로 각개전투, 화생방, 이론평가가 있다고 알고 있다.
지금부터가 만만찮은 훈련이지 싶지만 아빤 네가 잘 참고 견뎌
모든 훈련을 잘 마칠 걸 조금도 의심치 않고 믿는다.
고된 훈련에 요즘 정신없이 바쁘고, 뭘 해야 할지 모르는데
교관들이나 조교들은 말도 안되는 일로 트집을 잡아 얼차려를 주고,
소리를 질러 혼을 쏙 빼놓기도 하고,
더러는 너를 정말 억울하게 해 몸의 고달픔보다는 정신적인 갈등이 더 클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게 훈련이다.
절대 그런 일로 억울해 해도 안 되고,
마음의 상처가 돼서도 안 될 뿐더러 마음에 담아 둬서도 안 된다.
조교나 교관의 임무는 그런 훈련을 시킴으로 죽음을 앞둔 전쟁에서
죽음을 극복할 수 있는 군인을 만들고,
개인의 인권보다는 국가에서 필요로 하는 인물로 키워내는 게 그들의 임무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에게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너는 훈련생의 입장에서 네게 맡겨진 훈련을 잘 받고 그런 과정을 통과해 내면
그 뒤에는 아름다운 열매가 있을 것이니 감사함으로 훈련받기를 바란다.
훈련이 무척 힘들 테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얼굴에 웃음을 잃지 마라.
사람은 얼굴이 삶을 말해주고, 마음까지 나타낸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찡그리지 않고, 환하게 웃는다면
어느 누구도 너를 현재의 그 상황보다 더 나쁘게는 하지 못할 것이다.
물론 훈련받는 동안 교관이나 조교 앞에서 웃으면 비웃는다고 생각하고
조롱받는 느낌이 들기에 그래서는 절대 안 되겠지만
훈련이 끝난 후 내무반 생활에선 같은 동료들이 서운하게 하더라도 환하게 웃는 낯으로 대해라.
네 얼굴이 그리스도의 편지가 되고,
네 말이 그리스도의 향기가 돼야 한다는 걸 잊지 말고......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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