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마당/삶을 노래하며

연꽃방죽에서(09. 7. 14일 일기)

나무소리 2009. 7. 15. 13:00

  터덜터덜 연극을 보기위해 극장을 찾는다.

[피의 결혼]


 삶은 비극만 있는 것이 아니라 희극도 있는데

이 연출가는 왜 꼭 비극만 연출하는 걸까?

[안티고네] [딸의 침묵] 그 어느 것과 다르지 않은

점정 일색의 칙칙한 무대장치와 배우의 의상.


또, 연극이 진행되는 무대 한쪽 구석에선

조금은 난해한 아니 내 머리론 알 수 없는 행위예술을 곁 드린 구성.


삶은 이렇게 늘 아파야만 하고,

사랑은 늘 이렇게 슬프기만 한 걸까?

사랑은 정말 슬퍼야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일까?



 혼자라는 느낌이면 늘 찾는 나만의 공간을 찾아간다.

그제도, 

어제도,

오늘도

난 또 그곳을 찾는다.

사람의 소리도 지구를 갉아 먹는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는......


  듬성듬성 핀 연꽃은 연잎 우산 밑으로 숨을 만도 하건만

쏟아지는 빗발을 온몸으로 맞으며,

나름의 고독과 아픔을 삭이고 있다.

외로움이나 후회나 힘든 삶의 절규도 없이......


 저 연꽃 같을 수야 없지만

바람타고 추적이는 빗발을 몸으로 느끼며

방죽 한가운데 자리 잡은 팔각정까지 걸어본다.


 머리카락을 타고 주름진 추레한 볼을 지나 목덜미를 핥으며

옷 속에 잦아드는 느낌이 그리 싫지 않다.


삶이란 

이렇듯 혼자서 걸어가야만 하는 길.

피할 수 있는 것보다 피할 수 없는 게 대부분인 삶.


 더러는 엉엉 울고 싶을 때가 있다.

아무런 이유가 없어도......

하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