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마당/삶을 노래하며

아, 어머니~!(09. 1. 20)

나무소리 2009. 1. 21. 13:36

 늘 혼자 계시는 어머니.

어머니는 늘 외로우시다.

박완서님의 소설에 등장하는 수많은 노인들처럼......


 청주시민회관에서 [기독교 예배무용] 공연이 있는 날이다.

안혜경 집사가 출연한다고 하니 당연히 가봐야 하는데

퇴근해 집에 오니 아내는 먼저 시민회관에 가고,

큰아들 수리가 저녁 진지 상을 봐드리고 나간다고 한다.


 또, 혼자 저녁진지를 드시는구나.

혼자서 밥 먹는 외로움은 외로움을 넘어선 서글픔인데......


‘손자보다는 아들이 차려주는 밥상이 편하겠지.’


 저녁 드신 상을 치우며, 대충 설거지를 마치고 옷을 입는데

촉촉한 어머님의 눈길이 짝 잃은 사슴 눈망울이다.

어쩌면 또 혼자 남겨지는 아니 버려지는 느낌이시겠지......


“어머니~! 저하고 같이 가셔유~!”

“내가 뭘가~~ 니나 갔다 와~~!”

“아녀, 같이 가서 구경해유, 오늘은 춥두 안햐~!”


 말에 먼지가 뭍기도 전 옷을 입으신다.

‘저렇게 좋아하시는데.....’


 갓 태어난 송아지 같은 불안한 걸음이지만 왜 그리 가벼운지.

‘조금만 건강이 좋으셔도 종종 모시고 나갈 텐데.

 왜 진작 그렇게 하지 못했는지....‘


 공연 시작 전

어머니의 손을 만져보니 왜 그렇게 차가운지.

오른손 왼손을 번갈아 만져도 그저 무덤덤한 표정이시다.

어쩌면 늘 혼자였던 것에 너무 익숙한 탓일 수도....


 2시간가량의 공연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늘 그렇듯 아무 말씀이 없으시다.

좋아도 좋다는 말도 없고, 못마땅해도 단 한마디도 없는 어머니.


 일생을 그렇게 표현한번 해보지 못하고 사신 어머니.

난 늘 그 사슴 눈 같은 어머니를 보면 눈물이 난다.

어머니의 손은 여전히 차갑다.


“어머니, 잘하지유? 좋지유?”

“으~~! 좋지......”


 날씨가 풀리면 바닷가라도 한번 모시고 가얄 텐데.

그때까지라도 건강하세요.

지금만큼이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