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혼자 계시는 어머니.
어머니는 늘 외로우시다.
박완서님의 소설에 등장하는 수많은 노인들처럼......
청주시민회관에서 [기독교 예배무용] 공연이 있는 날이다.
안혜경 집사가 출연한다고 하니 당연히 가봐야 하는데
퇴근해 집에 오니 아내는 먼저 시민회관에 가고,
큰아들 수리가 저녁 진지 상을 봐드리고 나간다고 한다.
또, 혼자 저녁진지를 드시는구나.
혼자서 밥 먹는 외로움은 외로움을 넘어선 서글픔인데......
‘손자보다는 아들이 차려주는 밥상이 편하겠지.’
저녁 드신 상을 치우며, 대충 설거지를 마치고 옷을 입는데
촉촉한 어머님의 눈길이 짝 잃은 사슴 눈망울이다.
어쩌면 또 혼자 남겨지는 아니 버려지는 느낌이시겠지......
“어머니~! 저하고 같이 가셔유~!”
“내가 뭘가~~ 니나 갔다 와~~!”
“아녀, 같이 가서 구경해유, 오늘은 춥두 안햐~!”
말에 먼지가 뭍기도 전 옷을 입으신다.
‘저렇게 좋아하시는데.....’
갓 태어난 송아지 같은 불안한 걸음이지만 왜 그리 가벼운지.
‘조금만 건강이 좋으셔도 종종 모시고 나갈 텐데.
왜 진작 그렇게 하지 못했는지....‘
공연 시작 전
어머니의 손을 만져보니 왜 그렇게 차가운지.
오른손 왼손을 번갈아 만져도 그저 무덤덤한 표정이시다.
어쩌면 늘 혼자였던 것에 너무 익숙한 탓일 수도....
2시간가량의 공연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
늘 그렇듯 아무 말씀이 없으시다.
좋아도 좋다는 말도 없고, 못마땅해도 단 한마디도 없는 어머니.
일생을 그렇게 표현한번 해보지 못하고 사신 어머니.
난 늘 그 사슴 눈 같은 어머니를 보면 눈물이 난다.
어머니의 손은 여전히 차갑다.
“어머니, 잘하지유? 좋지유?”
“으~~! 좋지......”
날씨가 풀리면 바닷가라도 한번 모시고 가얄 텐데.
그때까지라도 건강하세요.
지금만큼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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