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마당/삶을 노래하며

[칭찬]청주시 복대2동 6통 통장님

나무소리 2009. 1. 20. 11:54

 삶 속에서 늘 감동을 주는 이가 있습니다.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행동을 하지 않아도 그저 눈빛만 마주쳐도 사랑이 넘쳐

늘 감동을 주는 사람이 있습니다.

헌데 그 반대로 조금은 추레하고 살갑지 않은 무뚝뚝한 표정 속에서도

무심결에 흘리는 말 한마디와 작은 행동 하나하나에서 감동을 주는 이가 있습니다.


 바로 복대2동 6통(통이 정확히 맞는지 모르겠지만) 통장님.

그 분의 곁을 지나가면 결코 유쾌하지 않은 콤콤한 곰팡이 피는 냄새가 납니다.

조금은 퉁명스런 듯한 목소리에 말투지만 사랑이 듬뿍 담긴 잔소리가 들어있습니다.


 21년을 함께 이웃에 거주했지만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본 일이 없지만

조금도 변함없이 늘 두리번거리며 잔소리꺼리와 유쾌하지 못한 것을 찾아냅니다.

통장님의 집 앞이 아니지만 골목 구석구석의 쓰레기를 온갖 뒤지면서

쓰레기 봉투를 가져다가 몸소 지저분한 동네 잡동사니를 치우기도 하고,

심지어 지나가는 개똥까지 치우는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감동입니다. 


 동네의 지나가는 몸이 불편한 노인이나 장애인을 보면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지요.

늘 내 부모이고, 내 형제로 아니 내 몸으로 여기시는 것처럼

그저 무표정한 얼굴 속에는 한없는 안타까움이 배어 있는 그 모습 또한 감동입니다. 


 우연히 길에서 마주쳐 인사를 하려면 어딘지 조금은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

그저 누구네 집이 어떤 사정이 있어 참 안됐어.

누구네 집에 교통사고가 나서 어느 병원에 입원을 했어.

자신의 집안 얘긴 한마디도 하지 않지만 동네 궂은일은 다 알고 힘 닿는 데까지

이웃 간에 도움을 청하는 그 모습이 감동이면서 더러 부담으로 다가오지만

더없이 행복합니다.


 내가 어려운 일이 당한다면 또 그렇게 눈물로 호소하시겠죠?

이름도 모르는 이런 우리 통장님을 마음으로나마 이렇게 칭찬하고 싶습니다.


 이젠 그 콤콤한 곰팡이 냄새가 향긋한 인삼냄새로 느껴집니다.

그 무덤덤한 표정은 이웃의 안타까움을 가슴 깊이 담고 있음을 느낍니다,

 

 이런 분을 졸필로 칭찬한다는 것은 너무 부족하지만

이렇게라도 글을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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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 1. 19일 청주시청 홈페이지 시민참여마당 [칭찬합시다] 코너에  올린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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