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추워야 한다.
그래야만 옛 어른들의 책력이 맞아 돌아가걸랑.
대한 추위를 해야 한해 농사도 잘 된다는데
이렇게 포근하면 우리 농부들의 근심은 어쩌라고.......
그래도 또 감사한 하루를 맞이해야지.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로 시작한 하루이고,
오늘도 기적과 같은 하루를 감동으로 살아갈꺼니까..
출근을 하면 늘 메일을 먼저 열어본다.
거기엔 지금은 폐가가 되어 들어가기 싫은 허름한 집과 같은
대출안내, 야한 동영상 광고를 비롯한 허접쓰레기 같은 스팸메일이 쌓여있고,
인터파크의 상품선전, 북코아의 도서 광고, **보험사의 상품소개 등
단 한번도 클릭하지 않는 여러개의 지저분한 것들도 있다.
하지만, 어디든 아름답고 빛나는 보석은 있게 마련이다.
마치 그 폐가의 한쪽에 품위를 잃지 않고 자리잡고 있는 골동품같은 것.
오늘은 바로 친구의 메일이 반짝 빛나고 있더군.
어느 책에서 보았는지 잘 기억이 나질 않지만
조일우라는 말이 있다.
한구석을 밝힌다는 말...
이 세상을 다 밝힐 수는 없지만 내가 서있는 한 구석을 밝힌다는 것이지.,
그걸 조일우정신이라고 한다는거야.
즉, 한구석 밝히기...
하루 십여통의 메일들 중 한구석을 환히 밝히는 친구의 메일.
참 반갑지...
친구의 메일에서 왜 우리는 3교회를 섬기느냐고?
글쎄 설명이 그리 어렵진 않지만 결코 쉽지도 않아.
일단 우리 어머님은 매형님이 섬기는 [성광교회]를 출석을 하시지.
그럴 수밖에 없는게 처음부터 그 교회를 섬겼으니
지금도 그럴 수밖에 없는거지.
난 성광교회를 섬기다가 가족이 같은 교회를 다닌다는 게
참 많이 불편하고 힘들었어.
내가 성가대를 만들어서 지휘를 하고,
유년주일학교, 학생부, 청년부 등의 부장을 지내면서
직분이라는 것이 또 걸림돌이 되기도 하고 해서 안되겠다 싶어 교회를 옮겼지.
봉명동에 있는 [**교회]라는 감리교로......
아마도 91년쯤으로 기억을 하는데 여러 이유로 그냥 정착을 하게 됐어.
거기서 성가대, 학생부, 청년부를 조금씩 섬기면서
장로교단과는 맞지 않는 여러가지가 구조에 회의를 느끼면서
자주 교회를 옮긴다는 게 너무 힘들어 그냥 안주하게 되었지.
당시 약 150여명의 교인이 부흥은 되지 않고 늘 제자리 걸음였고,
목사님의 말씀이나 교인들도 타성에 젖어 있어 제자리 걸음하다 보니
내 신앙도 자꾸만 기름이 닳아가는 등잔불 같았어.
그러던 중 연세 많은 C목사님은 다른 곳으로 가시고
젊고 의욕에 찬 새로운 목사님이 부임을 하셔서 활기를 찾는 것 같았지.
사명감을 갖고 사역을 감당하겠다는 생각에서 선교단, 학생부를 맡아
나름대로 해보려했지만 두 달을 버티지 못하고 바뀌는 전도사님들과
행함이 없고, 예수가 빠진 교회는 교회로써 사명을 잃은 것 같았어.
교회는 말씀위에 서야 함에도 든든한 대리석 위에 교회가 서있고,
몸소 실천하는 예수와 바울의 모습은 성경 속의 옛이야기로 남아있고,
교회는 그 이론에만 전하는 교회에서 영혼이 메말라 감을 느끼겠더라구.
2003년 아내와 아이들은 **교회에 남겨둔 채
이 교회 저 교회를 떠다니면서 예배를 드리게 됐지.
그러다 지금 섬기는 [주님의 교회]에 우연히 예배 참석을 하면서
얼마나 행복하고 기뻤는지 몰라..
그때 지금의 교회에 정착을 했어야 함에도
아내와 아이들이 교우들과의 관계로 인해 떠나지 못해
가정에 마찰이 생기면서 결국 3개월 만에 다시 **교회로 되돌아가
아무리 정착을 하려고 마음을 먹고 노력을 해도 어렵더라구.
첫째, 준비없이 강단에 서는 목회자의 설교
둘째, 교회 예산의 50%가까이 목회자의 사례비로 지출되는 재무구조
선교비나 구제사업비가 전체예산의 1%도 안 되는 재정.
셋째, 헌금을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목회방식.
첫주축복감사, 첫열매, 각종 행사 시 한사람씩 봉투에 넣어
강대상 앞에 목사님이 보는 곳에서 헌금을 드리는 방식
주일 예배시 헌금바구니를 돌리는 방식, 감사헌금 십일조를 매주 강단에서 발표하는 모습.
의례적으로 바자회를 열어 기금을 마련하는 모습 등
이런 사역의 현장에서 예수님은 얼마나 분노할까?
예루살렘 성전을 도둑의 소굴로 만든다고 분노하며 뒤엎던 예수님의 모습을 떠올리며,
난 도저히 그 자리에 있을 수가 없었지..
결국 주일 아침이면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 언덕을 올라가는 예수님의 발걸음보다 무겁게
그렇게 예배당을 향했으니 저녁예배는 당연히 빠지게 되고.
수요예배는 예배시간이 어찌되는지 조차 관심이 없어지더라구.
어느 날 문득 나 자신을 돌아볼 때
예수님과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나를 발견했지.
멀리서 예수님이 물끄러미 바라보는 내 모습은 "나는 너를 모른다."였어.
2007년 9월 어느 주일 아침
성경책을 들고 나와 갈 곳이 없더라구
각이진 콘크리트 건물 꼭대기엔 수많은 예수님을 십자가에 매달았더라구.
고개를 푹 숙이고, 축 늘어져 두 팔을 벌린 예수님의 풀 죽은 모습은
예수를 십자가에 매달은 로마병정을 안타까워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 제발 이 땅에 재림하지 말고 그냥 십자가에서 매달려 있으면
우리가 금과 은으로 잘 채색해서 아주 잘 보이는 곳에 높이 올리겠고,
그것도 부족하다면 금,은으로 십자가를 만들어 목에 걸고 다닐테니
제발 심판주로 이 땅에 오지 마시고 하늘나라에 계시옵소서."라는
현대 교회의 세속화에 대한 안타까움에 풀이 죽어있는 모습이었어.
그날 난 다시 지금의 [주님의 교회]로 발길을 돌렸어.
예배시간 전 조용한 묵상을 하면서 참 [영이 맑은 교회]임을 느꼈어.
어느 집을 들어가거나 예배당을 들어가면 영이 맑은 곳이 있더라구.
사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
영성이 참 맑은 사람이 있어..
바라만 봐도 은혜가 되고, 목소리만 봐도 은혜가 되는 사람.
작은 움직임 하나에도 그저 은혜와 감동을 주는 사람이 틀림없이 있잖아.
예배 중 목사님의 말씀에 어찌나 은혜가 넘치는지 말야.
눈물이 펑펑 쏟아지면서 첫 믿음이 회복되는 걸 느꼈어.
예배를 마치고, 축도를 하기 전 두 손을 번쩍 들고
"살아계신 주 나의 참된 소망, 걱정근심 전혀 없네.
사랑에 주 내 갈길 인도 하니 내 모든 삶에 기쁨 늘 충만하네."를 찬양하는데
정말 걱정, 근심 전혀 없고, 내 갈길 인도함을 믿었지.
그 후 아내와 두 아들은 **교회를 출석하고,
난 계속 혼자서 [주님의 교회]를 섬기던 중
아내도 더 이상 전에 섬기던 **교회는 교회로써 사명을 잃은 것 같다고
2008년 1월 첫 주부터 [주님의 교회]로 옮겼는데 어찌나 좋아하는지.
날마다 기뻐 뛰며 주를 보는거야...
그러던 중 대학교 2학년인 작은 아들이
[**교회]는 말씀도, 성령도, 감동도 없는 교회이고,
어찌 된 게 자신이 성경을 보고 기도를 할수록 하나님이 원하는
그런 교회가 아닌 것 같다고 답답해 하더라구.
결국 나와같은 교회를 가자고 설득을 해 작년 10월
예배에 한번 참석을 하더니 너무 감동을 하더라구.
전 교회에서 자신이 맡은 직분이 있어 2008년 12월까지 출석하고,
금년 2009년 1월 첫 주부터 작은 아들도 나와 같이 [주님의 교회]를 섬기는데
어찌나 기뻐하고 은혜가 넘치는지 너무 행복해 하더라구.
헌데 군대 제대해 복학을 앞둔 큰아들은
친구들과 선후배들과 어울리는 재미 때문인 거 같은데
[**교회]를 떠나지 못하고 있어..
아마도 믿음이 부족한 탓이려니 생각을 해..
너무 안타깝지...
그러다 보니 우리 집은 3교회를 섬기는 가정이 됐어.
내 기도제목은 큰아들이 영성을 빨리 회복해
한 가정에서 같은 교회를 섬겼으면 좋겠어.
주님께서 알아서 해주시겠지...
성경에 선한목자라는 말이 나오지..
음~~~ 틀림없이 선한목자는 있어.
그렇다면 반대로 악한목자나 선하지 못한 목자가 있다는 뜻 일거야.
선한목자를 만난다면 양은 더없이 행복하지.
부족함이 없고, 쉴만한 물가로 인도를 하시고,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양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니
그 잔이 넘칠 수밖에 없지...
선한 목자는 주인되신 하나님께 자기의 양을 드려야 하니까..
헌데 선하지 못한 목자를 만나면 양들은 정말 힘들어.
양을 치는 목적이 주인되신 하나님께 드리기 위함이 아니라
목자가 배고플 때 잡아먹기 위해 양을 치니 그럴 수밖에......
너무 메일이 길어졌네..
여러 과정에서 대략 생략을 하다보니 이해가 어려운 부분도 있을거야.
기회가 되면 언제 만나서 설명을 하지 뭐...
나도 일해야 하걸랑..
오늘도 주님의 축복 속에서 행복한 일만 있을거야.
친구도 나도....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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