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마당/공연관람후기

[관람후기]잘자요,엄마 와 최진실의 자살

나무소리 2008. 10. 10. 15:32

제목 : 잘자요, 엄마

원작 : 마샤 노먼

일시 : 2008. 10. 9. 목요일

장소 : 청주시 상당구 성안길 내 [로드] 소극장

출연 : 어머니-이미영, 제시-이미해.

요금 : 10,000원


유명스타들의 자살소식이 마치 돌림병이 된 듯하다.

「안재환」「최진실」「모델 김지후」등의 인기스타들의 자살에 이어

일반인들의 자살이 끊이지 않더니 정치가「김영철(차관급)」의 자살 등

‘베르테르 효과’라는 말을 새삼 실감하는 요즘

이 연극을 보면서 혹시 이 연극을 보고 모방한 자살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연극이 재미있다기보다 엄마역의 이미영과 제시역의 이미해님의 열연이 돋보인다.

연기라기보다는 딸과 어머니의 실제 생활을 보는 착각이 들 정도의 연기지만

우리나라 현실에 잘 맞지 않는 것은 연출자가 고려해서 연출을 하고,

약간의 코믹적인 제스춰나 차분한 분위기, 아니면 극적인 반전을 꾀하는 요소를

가미했더라면 좋았겠구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저분한 거실로 보아 평범한 가정으로 보이지 않는 시골집에서

남편과 사별한 어머니는 간간히 간질 발작을 하는 딸 제시와 둘이서 살아간다.


간질 발작이 다른 사람의 눈에 띌까 집 안에서 딸을 키우는 엄마는

밖으로 딸을 내보내지도 않고 딸의 삶에 대한 모든 결정을 엄마가 하게 된다.


딸의 발작이 알려질까 두려워 이웃과의 거리감을 갖게 되고,

엄마가 원하는 사람과 결혼을 하게하고, 이혼을 하게 된다.

이혼 후 엄마의 집으로 들어와 엄마와 살게 되면서

또 다시 자신의 삶이 아닌 엄마의 삶을 살면서

하루하루 살아지는 타의적인 삶에 회의와 정체성에 한계를 느낀다.


 자신이 뭔가를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는 생각에 자살을 결심하며,

스스로 결정한 일을 실행함에 있어상 해왔던 일들을 담담히 하며,

엄마가 혼자 살아갈 수 있도록 집안 일과 주변을 정리하기도 하기도 한다.

또한, 엄마와 함께 요리를 만들어 먹으며, 엄마와의 마지막 추억을 만들어 간다.


 엄마는 제시의 간질병, 결혼과 이혼, 이혼 후 같이 살게 된 일 등

자식의 삶에 대한 간섭과 선택을 후회하며 자신의 잘못을 탓하며,

절대 죽어서는 안된다고 제시를 말리지만

제신은 자신의 죽음은 스스로의 선택으로 엄마와 아무 상관없는 일이라 설득한다.


 엄마는 딸 제시가 자신의 전부이며, 둘이 같은 운명이라고 설득을 해보지만

자신의 죽음이 엄마와 전혀 관계없는 일이며

내 삶은 엄마의 소유로 엄마에게 불만이 있다고 한다면

그것으로부터 도망칠 수 있는 있는 길은 스스로 죽는 길 뿐이라고 항변한다.


 결국 제시는 죽음을 선택하며 “엄마, 내가 다 가져갈께(죽음으로써 모든 것을)”라는 말로

엄마의 괴로워하는 모습과 힘들어하는 모습을 위로한다.

 

 이 대사를 듣는 순간 최진실의 자살이 문득 떠오른다.

혹시 최진실은 수없이 떠도는 루머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간질보다 무서운 우울증 등

그 모든 것들을 다 죽음으로 가지고 가겠다는 생각으로 자살을 택했던 것은 아닌지......


 엄마의 넋두리 또한 처절하다.

“너 없으면 난 안돼. 날 버리지마~!”(대사가 맞나?)

조금만 더, 몇 년이라도 더 같있어 달라는 처절한 엄마의 절규......

“넌 내 새끼다”는 엄마의 강압적이고 처절한 절규에,  

“그냥 엄마의 딸로 태어난 것뿐”이라는 강한 반발의 말.


 긴 싸움에 지쳐 쇼파에 늘어진 엄마에게 다가가

볼을 만지고, 머리를 쓰다듬으며, 애정과 안타까움이 담긴

마지막 유언이며 당부의 독백은 보는 이의 가슴을 후벼 낸다.

 

“엄마 엄마가 좋아하는 노래하나 골라요.

 아빠 장례식때 입었던 옷 세탁해놨어요. 게 잘 어울려요.“ 

누가 왜 죽었냐고 물으면 모른다고 그냥 총소리가 났다고.....

  엄마가 사랑하는 거 나 다 알아. 내가 사랑하는 거 알지?“

"죽은 다음 엄마는 모른 척 하고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그릇을 닦고 있어

 누가 물어도 모른다고 해. 그냥 소리가 났었다고..." 

"장례는 아버지 장례를 치렀던 목사에게 부탁을 해" ....

 

 이것은 엄마에 대한 사랑이고, 동정이며,

고통을 안고 살아가야할 마지막 애정의 표시이다.

제시의 엄마귀에 대고 소근대는 넋두리에서

최진실의 자살이 다시 오버랩 된다.


‘탕’ 

총소리에 놀란 엄마는 피를 토하는 절규를 하며 체념한다.


“제시, 제시야~!! 난 니가 내껀줄 알았어.”  

************************************************************************ 

 이 연극을 부모와 자식이 같이 봤으면 좋겠다.

위에 올린 대사가 맞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내가 기억나는대로 올린 것이니 의미는 같다는 생각에서 그냥 올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