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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권의 책 [유리 저 편- 지용옥]

나무소리 2008. 10. 7. 14:08

 우연한 기회에 접한 한권의 책.

지용옥의 소설들 Ⅱ [유리 저 편]


 17편의 단편소설로 묶여진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농약한번 쓰지 않고 유기농으로 지은 무공해 재료에

조미료보다는 손맛으로 만든 맛난 어머니 솜씨로

깨끗하고 아기자기한 그릇에 담아 올린 식사를

숭늉까지 싹 비운 느낌이다.


 이런 귀한 음식을 개다리소반에라도 얹었으면 좋으련만

이사 간 주막집에서 주워온 쟁반에 차려 내왔으니......


 난 소설이 뭔지, 시가 뭔지, 문학이 뭔지 모른다.

그냥 정말 할 일없이 따분할 때 더러 책을 몇 줄 읽는 정도지만

소설은 사람의 사는 이야기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관념적이거나 사상을 전달하려는 글이 아닌 사람의 이야기 속에

그런 것은 들어가야 하고, 재미있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이 책은 살아가는 내 이야기이며

우리 가족이야기이고, 내 이웃의 이야기로 재밌고,

삶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 꾸려나가는 넓은 세상의 사는 얘기라고 본다.

 

 소설의 소재, 구성, 전개과정에서 결말까지 잘 짜여져

시간가는 줄 모르게 읽어 내려갈 수밖에 없다.

 

헌데 수없이 튀어나오는 오자, 탈자로 의미를 파악하기 까지 어려운 부분도 있고,

책의 편집에서 다닥다닥 붙은 행간과 자간으로 읽는데 불편함이

책을 가치를 많이 떨어뜨렸다고 본다.

어찌 보면 잘 차려놓은 음식을 성의없이 내놓았다고 본다면 혹평일까?


아깝다.

주막집 버려진 쟁반에 차려내온 맛난 음식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