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은 새콤하면서 그리 시지 않고,
감칠맛을 내면서도 단맛에 질리지 않는
깔끔하고 담백한 산내음 식구들의 산행기.
그 속에 비릿하고 들척지근한 나의 산행기.
‘이걸 써서 올려야 하나?’하는 고민도 있지만
어차피 쓰는 일기에 조금만 비틀어서 올려본다.
아내와 함께 마지막으로 차에 오르다 보니
이산가족이 되었는데 따뜻한 산내음 식구의 배려로
다시 같은 자리에 앉게 되고,
그 덕에 국민학교 동창을 만나는 행운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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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을 오르는 동안
시원한 바람은 눈감고 외면하고,
밤새 우주 공간을 달려온 햇살만이 우릴 반긴다.
입을 옹동그린 벛 꽃을 못내 아쉬워하는데
진달래 한송이가 우릴 반긴다.
떠돌이 님의 한마디
“혼자 뽐내느라고 딱 혼자 폈는데......”
막 바로 이어 지는 예쁜 여성회원님의 한마디
“어머~!! 외롭겠다.....”
‘아하~!! 같은 것을 보면서 느낌이 저렇게 다른 걸....’
육산을 오르면서 바람이 동행하지 않다보니
더위와 100촌쯤 되는 아내는 힘든 기색인데
‘죽은 거위 발 놀리 듯’ 떼는 내 발걸음은
마라톤 보다 힘들게 느껴진다.
“양반체면에 빠져 죽을지언정 개헤엄은 안친다”고
아내 앞에서 느린 걸음 힘들다 말도 못하고
아내와 잠시 쉬는 틈에 하모니카를 한 곡 불어본다.
5분쯤 뒤에 올라오신
‘성이’님과 ‘행복만땅’님이 계속 불어보라지만
머쓱함에 그냥 집어넣는다.
전망대에 올라
시원한 바람에 땀을 들이고
냅다 소리를 지르고 싶은 충동과
노래라도 한곡 부르고 싶은 충동이 일지만
사진을 몇 장 찍으므로 욕구를 달랜다.
얼마 가지 않아
8부 능선 쯤에 자리 잡은 흉물스런 건축물.
‘건축 하겠다는 인간이나, 허가 내준 인간이나’
점쟎은 입에 욕은 못하겠고
견공자제(犬公子弟) 같으니라고......
**견공자제(犬公子弟) : 대부분 “개새끼”라고 하지요..
암마이봉, 숫마이봉을 찾으면서 오르는 산행
그냥 쉽게 암년, 수놈 이래하면 안되나??
“떠돌이님~!! 어찌 생각하시는지요????”
마지막 조망을 볼 수 있는 곳에서
귀에 익숙한 명곡을 몇 곡 불어보지만
우리 가요가 익숙할 것 같아 댓 곡 하고나니
30여분이나 지체를 했다.
탑사로 내려오니
천리향이 작은 꽃을 피워 놓고
향기로 산행의 피로를 풀어준다.
대웅전을 옆에 써 놓은 글귀가 마음을 남는다.
“非禮勿動(비례물동)”
“예가 아니면 행동을 하지 말라”
참 좋은 말인데, 저게 어디 쉬운가??
이쁜 아줌마 보면 한번 더 쳐다보고,
허름한 아줌마 눈에 떼어도 한번 더 쳐다보고
이게 사람 사는 모습 아닌가???
유난히 궁금증이 많은 나로써
돌탑을 보면서 의문점이 생겨나는 것이 있다.
‘돌탑 1미터 가량의 끝부분은 어떻게 쌓았을까?
사다리차나 바가지차가 당시 있을 리 없고,
사다리를 기구로 쌓았을 텐데
저 돌이 사다리와 사람의 무게를 견뎠다는 게 참 묘하다.
또한,
저 돌을 옮겨준 사람이 몇 명이 될지 모르지만
그 사람의 무게와 돌의 무게를 합하면 엄청날 텐데
어떻게 저것이 가능했을까???‘
뭔가 작은 것 하나라도 그것을 이루는데 있어서는
많은 사람의 도움과 노력이 있음에도
우리는 그것을 기억하지 못하고
보이는 것 만에 감탄하고 기억을 하게 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