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작산 산행기

산행을 하려다 보니 평소보다 이른시간에 잠을 깼다.
TV를 틀고 일기예보를 들어보니
오늘 전국적으로 50대 아줌마 파마머리만큼이나 어수선 날씨래나...
눈, 비, 강풍, 게다가 재수없으면 우박까지......

호박구덩이 파 놓으란거 마냥 마눌은 산을 간다고
벌먹은 소릴하니 언감생심 도시락 싸란 말도 못하고
천원 김밥 두줄로 점심을 준비하고
체육관에 도착하니 자리가 없을 정도인데
뒷쪽 남은 한 자리에 슬그머니 엉덩이를 디밀어 본다.

차에 앉자마자 약밥, 사과, 귤, 송편, 대추까지
뒷쪽은 동물원 사육장처럼 풍성한 먹거리에
가운뎃 손가락 한마디는 들어갈 배꼽이
집에 오가는 시간이면 조동탁의 배꼽마냥 쌀 한홉은 들어가지 싶다.

산행 전 불어대는 바람과 눈이 심상치가 않다.
'미친년도 아주 되게 미친년이 시집을 가나?'

산행 초기에 전망은 보이지 않더니 시간이 지나며
날씨가 멀리 청주에서 온 성의 표시를 하는지
시간이 좀 지나니 환한 시야를 열어주면서
감탄 고토를 한다.
게다가 뱃속 깊숙한 곳에서 끌어내는 한사랑님의 선구자는
한주동안 삶 속에서 쌓인 귀의 소음을 씻어 낸다.

자일을 잡고 오르내리는 길에
몇몇회원은 만만챦은지 애 낳을 때 표정을 짓기도 하고,
더러는 똥 밟은 얼굴을 하기도 하는데
난 그저 삐쭉삐쭉 솟아 오른 바위와
가끔 미끌어 지는 길이 즐겁고 재미있기만 하다.

게다가 이 나이에 외간 여자의 손도 잡아 줄 기회가 오니
이 또 웬 횡재..

그럭저럭 모든 회원이 무사히 산행을 마치고
버스에 오르니 반가운 모습의 회원님들 웃음과 벙그러진 얼굴에서
다시한번 기쁨을 얻고......

버스 안에서는 후일담으로 시끌벅쩍하다.

'어떤 아줌마는 울었댜~~~~'
'아니 어디 그뿐여~!! 어떤 아줌마는 스파이더 맨이 됐다던데~~!!!!"
'지랄~~!! 그게 아녀 ! 화석이 될뻔했다던데~~~~~~~~'

잠시 후
또 다시 사육을 한다...
'이거 잔뜩 멕여놓는게 날 잡아 먹을락하나??
돼지는 쥔장 잔치전에 잔뜩 멕인다는데.....'

"지가 돼지띠유~~!!!(김정기 기사님 버전)"

**"나 지금 이거 20분 만에 썼걸랑유~~~~~(보은관광 김정기 기사님 버전)
지금 교회가야돼서 얼렁 나가봐야 되니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