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마당/삶을 노래하며

맹귀우목-버르장머리들 하고는....

나무소리 2005. 3. 16. 13:34

책상 서랍을 뒤적이며, 옛날에 쳐박아둔 서류를 찾는데

바지 주머니가 덜덜덜덜 떨어댄다...

 

덕분에 바지 주머니 위치에 있던 거시기가

덜그럭 덜그럭 소리나는 것 처럼 흔들린다..

 

'아~~ 이거 아침부터 신경쓰이게 왜 이게 흔들리냐???

흔들면 서는데....쩝~~~~~ '

 

 


"네~~!! @#%입니다"(착 목소리를 깔아서)

"응~~!!! 나여~!! 너 언제올껴~!!"

"넵???......저....실례지만 누구신지....."

"아!!! 나여...너 언제올꺼나구 새꺄~~!!"

"엥????.....저........여보세요?? 저기~~ 전화를 잘못하신 거....... !!"

"이저까지 기다리고 있쟎어....못오면 전화를 하던지....."


"엥??~~!! 여보세요...이보세요가 여보세요을 잘 모르것는디요~~~!!!"

"여보세요??"

"전화를 잘못하신 거 같습니다만 .... 어디 전화하셨습니까??"

 

 


아무 말도 없이 그냥 끊겨버린다...

아침부터 증말 졸라 핵갈린다..

근데 내가 뭘 찾고 있었지??

뜬금없이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받은 전화로 뭘했었는지 까먹으니....

 

이구 이놈의 건망증...


아니 근데 지랄덜 하구 전화하면 전부 "나여~~""하면

도대체 나는 누구고, 그리하는 너는 누구인고....

 

 

 

바다 속 눈먼 거북이가 백년만에 숨 한번 크게 쉬기 위해 물위로 올라왔을 그 때

하필  바다를 떠다니는 구멍 뚫린 널빤지가 거길 떠다니다가

그 구멍에 거북이 모가지가 걸칠게 뭐람(盲龜遇木:맹귀우목)

 

이걸 재수 옴붙었다고 하나???

 

 

지구의 수십억 인구 중에서

비록 잘못된 전화일 망정  전화 연결된 것이 

얼마나 큰 인연인가.....


그런 좋은 인연에 기분 좋은 말한마디를 하든지

잘못 걸었음 "죄송합니다" 하고 끊지

그냥 뚝 끊어서 아침부터 맘상하게 하누??? 

 

에이 버르장머리들 하고는~~~~!!!!!! 

 


--인자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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